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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비상계단서 주검으로…뻘밭 된 주차장, 9명외 더 못찾아

등록 2022-09-07 20:24수정 2022-09-08 02:11

7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ㅇ아파트 지상에 침수된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7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ㅇ아파트 지상에 침수된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영남지역을 강타했던 지난 6일, 인접한 하천의 범람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 ㅇ아파트 지하주차장 수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7일 오후 박치민 포항남부소방서장은 ㅇ아파트 현장 브리핑에서 “6일부터 이틀 동안 소방, 경찰 등과 함께 8차례 수색한 결과 실종자 9명(생존 2명, 심정지 추정 7명)을 구조했다. 수색 때마다 차 내부와 아래까지 모두 수색해 추가 실종자가 나올 가능성은 적지만, 남은 물이 빠지면서 혹시 모를 실종자가 나올 수 있어 소방당국에서 계속 수색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며 내린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며 잠겼던 경북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7일 오전 해병대 장병들이 토사를 치우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태풍 힌남노가 지나며 내린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며 잠겼던 경북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7일 오전 해병대 장병들이 토사를 치우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배수율 85%였던 이날 오후 4시쯤 1단지 지하주차장에는 여전히 60㎝ 깊이로 물이 차 있었고, 물 밖으로 드러난 경사로 역시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바닥의 진흙 때문에 대용량 방수포를 사용하지 못하고 배수펌프만 가동하면서 배수율은 오전부터 상승 속도가 더뎠다. 주차장에 남아 있는 66대의 차량은 폭격을 맞은 듯 이리저리 흩어지거나 주차장 곳곳에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주차장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고, 신발, 인형, 물티슈 등이 물 위로 둥둥 떠다녔다. 구조당국은 수색 인원 116명이 주차장에 일렬로 서서 훑고 지나가는 저인망 방식으로 실종자를 탐색했다.

1단지 지하주차장의 실종자들은 모두 입구나 비상계단 쪽에 몰려 있었다. 발견 당시 생환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실종자들은 모두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였다.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ㅇ아파트 상가 1층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주민이 침수된 과자들을 햇볕에 말리고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ㅇ아파트 상가 1층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주민이 침수된 과자들을 햇볕에 말리고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실종자 수색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여전히 단수·단전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아파트 지상 공간 역시 하천 범람 때 밀려든 진흙이 가득해 정상적인 통행이 어려웠다. 단지 입구에선 의용소방대, 대한적십자사 요원들이 주민들에게 생수와 간단한 컵라면 등을 제공했다. 주민 최아무개(67)씨는 “대목을 앞두고 추석 장을 봐서 냉장고에 뒀는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부패할까 걱정이다. 얼른 수색이 마무리돼, 비상발전기라도 돌려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이날 태풍 피해액을 2013억여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수사당국은 지하주차장 배수와 실종자 수색이 완료되면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본격적인 복구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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