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수에 출마한 전유진(43) 더불어민주당 후보, 최재훈(40) 국민의힘 후보, 전재경(61) 무소속 후보.
대구의 역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예상 밖 결과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이 달성군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차례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 ‘보수의 성지’이지만, 군수 선거만큼은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국민의힘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이곳에서는 좀처럼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 여러차례 군수에 당선됐다. 달성군은 대구 전체에서 더불어민주당 득표율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대구에선 드물게 삼파전 구도로 치러진다. 무소속→새누리당(현 국민의힘)→무소속 후보로 나서 3선에 성공한 김문오 현 군수의 빈자리를 두고 벌이는 각축전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모두 40대를 후보로 내세웠다. 민주당에선 전유진(43) 달성문화재단 비상임이사가, 국민의힘에서는 ‘추경호의 복심’으로 불리는 최재훈(40) 대구시의원이 각각 출마했다. 무소속 후보 전재경(61) 전 대구시 자치행정국장도 기세가 만만찮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에 나섰다가 컷오프(공천배제)되자 당을 나온 뒤 3선 대구시의원 출신 박성태(59) 전 달성복지재단 이사장과의 ‘무소속 단일화’를 거쳐 본선 무대에 올랐다.
보수 계열 후보가 2명 출마한 터라 표 계산은 한층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 후보에게 패한 탈락자 2명이 탈당 뒤 무소속 전재경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도 변수다. 김문오 현 군수도 3선 도전 당시 당 공천을 받는 데 실패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리를 지켜낸 바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민주당의 전유진 후보가 어부지리로 신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수 분열 효과에 국민의힘의 공천 후유증 변수까지 겹친 탓이다. 달성군 테크노폴리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신도시에 젊은층 인구 유입이 는 것도 지금까지의 군수 선거들과는 다른 조건이다. 지난 3월 대선 때 대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가장 높은 곳도 달성군(23.58%)이었다.
세 후보 모두 젊은층을 겨냥한 맞춤 공약을 내놨다. 최 후보는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청년혁신센터 신설과 어린이집 보육시간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전유진 후보도 차별 없는 아이 교육과 보육을 위한 5대 책임돌봄제를, 전재경 후보는 테크노폴리스를 중심으로 한 과학교육도시 조성을 각각 공약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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