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에 출마한 서재헌(43)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67) 국민의힘 후보, 한민정(49) 정의당 후보, 신원호(36) 기본소득당 후보.
대구시장 선거의 화두는 ‘공공의료’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겪은 도시가 대구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공식 선거전 초반이지만 당선이 유력한 후보는 있다. 홍준표(67) 국민의힘 후보다. 시민사회에서는 홍 후보에게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공약하라고 압박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구시장 선거는 홍 후보 외에 서재헌(43) 더불어민주당 후보, 한민정(49) 정의당 후보, 신원호(36) 기본소득당 후보가 출마했다. 홍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서재헌 후보는 “제2의료원 건립으로 대규모 감염병 사태에서 재난·재해 전담 병원으로서 역할과 선진적 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 중장기적으로는 제3, 제4의 의료원 추가 건립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민정 후보도 “제2의료원을 조기 건립하고 공공병원 인력 확대와 보건의료 인력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원호 후보도 “제2의료원을 건립하고 의료 인력 체계를 개편해 공공병상 30% 수준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대구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공의료 확충은 동의하지만, 제2의료원 건립은 필요성을 확인한 뒤 필요하면 확충하겠다”고 했다.
제2대구의료원 건립은 윤석열 정부가 밝힌 균형발전 지역공약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제2의료원 건립 논의는 지난해 2월 권영진 대구시장이 건립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대구시가 지난 2월 발표한 제2대구의료원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보면, △경북지역 환자 유입 및 높은 취약 인구 비율 △감염병 대응에서 1차 안전망 역할과 취약계층 진료 공백 완화 △시민 건강권 보장 등 이유로 대구 동북권에 400∼500병상 규모 공공병원이 필요하다고 나와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023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7년까지 완공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에선 권 시장의 약속이 백지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풀지 않는다. 당선이 유력한 홍 후보가 경남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전력이 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제2의료원 설립을 공약으로 채택하는 데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제2의료원 건립은 같은 당 권영진 시장이 타당성 조사를 해 건립하겠다고 했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공약했다. 이를 명확하게 약속하지 않는 것은 재검토 또는 반대 입장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당선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서 대구시민들에게 매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주요 공약으로 서재헌 후보는 △청년·신혼부부 장기공공임대주택 건립 및 대구형 청년인재관리센터 설립 △자영업자를 위한 24시간 통합돌봄시스템 구축 △대구 시정에 이에스지(ESG, 환경·사회·기업구조) 경영 도입 등 8대 정책을 제시했다. 홍준표 후보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국비 건설 추진 △동대구로 벤처밸리 건설과 대구 산업단지 첨단화 △대구공항 후적지 두바이식 개발 등 ‘3대 구상, 7대 비전’을 내놓았다. 한민정 후보는 대구 문화·관광 육성 4대 프로젝트와 노동·일자리·돌봄·환경 분야 33개 공약을, 신원호 후보는 모든 시민에게 연간 120만원 대구형 기본소득 지급 등 6대 주요 정책을 내놓았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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