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국 마산보건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는 보건소에 새로운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긴장감을 유지하며 매우 서서히 본래 업무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최상원 기자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는 새로운 비상 상황이다. 병원 응급실 같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경남 창원시 마산보건소 조현국 소장은 25일 “당장 본래 업무로 복귀하기는 어렵다. 빨라도 27일부터 순차적으로 복귀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 전국 보건소에 “코로나19 방역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25일부터 보건소 코로나19 방역 외 업무를 재개하되 업무 재개 범위와 방식은 보건소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해서 보건소장과 지자체장이 판단해서 결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조 소장은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병원이 분담하면서 코로나19 관련 보건소 업무가 대폭 줄었지만 아직도 관내에서 매일 5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고, 관리하는 밀접접촉자도 3만명에 가깝다”며 “‘방심하면 터진다’는 사실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으니 업무 복귀가 우리로선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보건소는 외부에서 지원 나온 인력부터 복귀시킬 계획이다. 보건소는 코로나19 사태로 고용노동부 15명, 군부대 15명, 창원시청 10명, 보건지소 15명, 임기·기간제 채용인력 49명 등 모두 170여명의 외부 인력을 지원받아 운용하고 있다. 관내 보건지소 4곳과 진료소 3곳도 27일 이후 순차적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된다.
쉬는 날 없이 비상근무를 이어온 직원들에게 지금껏 미뤄왔던 연차휴가를 사용하게 할 계획이다. 새달부터 전 직원 200여명이 세 조로 나눠 휴가를 가고, 6월부터는 휴일도 누릴 수 있다. 조 소장은 “가장 바빴던 지난 2~3월엔 모든 직원이 하루 3시간 정도만 자면서 근무했다”며 “출퇴근 시간을 아끼려고 근처 여관에서 지낸 직원도 있었다”고 했다. 매일 확진자를 접촉하는 상황실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률은 60%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조 소장은 “사실상 가정과 사생활을 포기하고 지금까지 버틴 직원들이 너무나 고맙다”고 덧붙였다.
글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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