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15일 국회가 기초의회 선거구당 최소 3명에서 5명까지 시·구·군의원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전국 11곳 선거구에서만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부산의 시민단체가 중·대선거구제 추가 확대를 요구했다.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등은 18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당제 정치제도 개혁을 좌절시킨 거대 양당을 규탄한다.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확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국회는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기준 전국 11곳에서만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시행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실망스럽다. 민주당은 정치개혁을 약속하고도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서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정략적으로 기득권을 지키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국회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선거제도 개혁 필요성을 바란 국민의 열망을 수렴한 개정이 아니다. 또 성 평등 공천 확대, 지역 정당 허용,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논의 등이 이뤄지지도 않았다. 정치개혁을 비롯한 개혁을 더 미루고 외면하면 결국 그 화살은 거대 양당으로 향할 것이다”고 했다.

박재율 부산시 지방분권협의회 의장은 “사회는 다양해지고, 유권자의 이해는 다양해졌다. 하지만 자기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제도 때문에 유권자들이 거대 양당에 투표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유권자의 이해와 요구가 다양하게 제대로 선거에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가 갖춰질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기초의회는 선거구마다 2~4명을 선출한다. 비례성이 낮아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았다. 이에 소수정당과 시민단체들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계속 요구했다. 정당별 지지도 등을 반영할 수 있어 특정 지역을 한 정당이 독식하는 쏠림 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작은 정당도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 다양한 의사를 대변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고심하던 국회는 15일에야 이번 6.1 지방선거부터 기초의회 선거구 11곳에서 각 3~5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도입하는 내용 등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시범지역은 서울 4곳, 경기 3곳, 인천·영남·호남·충청 각 1곳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