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운동연합 등 12개 단체가 모인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등 시민사회단체 16곳은 29일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독성물질이 나온 농산물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낙동강물로 지은 쌀에서 독성물질이 나왔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대구·경북의 농민·환경단체 등이 학생 급식에서부터 낙동강물로 지은 농산물을 빼야 한다며 정부에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12개 단체가 모인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등 시민사회단체 16곳은 29일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 급식에 녹조 독성물질이 나온 낙동강물로 지은 농산물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정부는 낙동강물로 지은 농산물 실태조사에 즉각 나서라”고 밝혔다.
임성무 전국교직원노조 대구지부장은 “최소한 우리 아이들이 먹는 학교 급식에 독성물질이 들어간 농산물이 올라와서는 안 된다. 어떤 곳의 농산물에서 독성물질이 나왔는지 파악해 학교에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것이 교육청의 의무”라고 말했다.
김태현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의장은 “낙동강 물에서 들어보지도 못한 독성물질이 나와 이 물로 농사를 지은 농민들이 국민에게 2차 가해자가 됐다. 다음에 들어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낙동강물을 다시 흐르도록 만드는 것을 첫 번째 사업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정부에 실태조사를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다. 그 사이 국민과 학생들은 독성물질이 든 농산물을 먹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체계적으로 표본을 정해 실태를 조사하고, 의사들과 함께 지역 주민 역학조사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2일 낙동강 하류 지역 2곳에서 낙동강물로 생산한 쌀의 성분을 분석했더니, ㎏당 마이크로시스틴 2.53~3.18㎍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낙동강 중·하류 지역에서 낙동강물로 재배한 무·배추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당 마이크로시스틴이 1.85㎍, 1.1㎍씩 검출됐다.
녹조류가 생성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맹독성 발암물질이다. 인체에 흡수되면 간·폐·혈청·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정자·난자를 감소·변형시키는 등 생식독성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농업용수와 농산물에 녹조 독소 잔류기준은 없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낙동강 하굿둑 부근에서만 보이던 녹조 현상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뒤에는 낙동강 전체 구간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4대강 사업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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