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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낙동강 물로 기른 농작물에 독성물질, 근본대책 세워야

등록 2022-03-22 19:00수정 2022-03-23 02:31

2019년 7월 녹조가 강을 뒤덮은 경남 창녕군 길곡면 임해진 일대의 낙동강 모습.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제공
2019년 7월 녹조가 강을 뒤덮은 경남 창녕군 길곡면 임해진 일대의 낙동강 모습.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제공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세계 물의 날’인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물로 재배한 쌀에서 ‘녹조류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낙동강 하류 지역에서 낙동강 물로 기른 쌀을 이상길·이승준 부경대 교수(식품영양학과) 연구팀에 의뢰해 성분을 분석했더니, 녹조류가 생성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됐다는 것이다. 낙동강은 이명박 정부가 벌인 4대강 사업 이후 해마다 녹조 현상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4대강 사업이 생태계 파괴는 물론 국민의 밥상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맹독성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인체에 흡수되면 간·폐·혈청·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정자·난자의 감소나 변형을 유발하는 등 생식 독성도 갖고 있다. 더욱이 마이크로시스틴은 높은 온도로 가열해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부경대 연구팀의 분석 결과, 조사 대상 쌀에서 ㎏당 2.53~3.18㎍의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는데, 프랑스와 미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허용치를 간 병변은 1.97~2.48배, 생식 독성은 7.02~8.83배 초과하는 수준이다.

강에 녹조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세워 강물의 흐름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이후 ‘녹조라떼’가 일상이 됐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4대강 보를 상시 개방해 강이 다시 흐르게 하겠다”며 ‘재자연화’를 약속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공약은 금강과 영산강의 보를 개방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환경부 조사에서 보를 열었을 때 녹조가 대폭 줄어든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우리의 주식인 쌀에서 녹조류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정부 차원의 엄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윤석열 당선자도 선거운동 기간에 내놓은 ‘4대강 사업 계승’ 공약을 재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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