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10대 형제가 지난 8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려고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키워 준 친할머니(77)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10대 형제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는 23일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친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던 ㄱ(18)군을 존속살해죄와 존속살해미수죄로, 범행을 도운 동생 ㄴ(16)군을 존속살해방조죄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ㄱ군은 친할머니가 잔소리하는 것에 화가 나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이를 본 친할아버지도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ㄴ군은 친할머니의 비명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 범행을 도왔다”며 “이들은 2012년부터 조부모에게 양육되었는데, 친할머니에게 휴대전화 게임에 몰입한다는 이유로 자주 꾸중을 들은 것이 범행동기로 조사됐다. ㄱ군이 인터넷으로 범행수법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ㄱ군과 ㄴ군이 평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등으로 정신과 진료와 상담센터에서 상담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현실 판단력에 영향을 끼치는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과 전문수사자문위원 자문 결과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피고인들이 처벌을 받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사건 발생 직후에 친할아버지에게 장례비를 지급했고, 심리상담 등 추가 피해 지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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