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제주해녀 문화를 집대성한 백과사전이 편찬된다. 허호준 기자
제주해녀 문화를 집대성한 백과사전이 나온다. 제주해녀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될 만큼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제주도는 2024년 ‘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발간을 목표로 관련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도는 지난해 문화재청의 ‘국가무형문화재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업’에 2개년 사업을 신청해 국비를 확보했다.
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발간사업은 해녀 문화와 관련한 역사, 해양지식, 경제, 사회 등 각 분야 연구 성과물을 집대성해 지식백과사전 형태로 편찬하는 사업이다.
제주해녀들은 일제강점기 제주를 벗어나 남해안과 함경도 등 한반도 북동부 연안은 물론, 일본과 중국 다롄,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진출해 거친 바닷일에 종사해왔다. 아무런 장비도 없이 오직 테왁(부표)과 비창(해산물 채취 도구)만을 든 채 바다에 뛰어든 해녀들의 수입은 가족을 먹여 살렸고, 제주도의 경제를 지탱하는 원천이 됐다. 해녀들의 노래 속에 ‘저승길이 왔다 갔다’ 할 만큼 힘든 물질 속에서 해녀들은 특유의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신앙생활을 함께했다.
도는 이러한 해녀 문화를 집대성하기 위해 편찬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표제어 1천개 수록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내년에 올해 나오는 표제어 원고를 묶어 백과사전으로 발간하고,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누리집도 개설할 계획이다.
제주도내에서 활동하는 해녀 수는 1970년 1만4143명이었으나 2000년엔 5789명으로 줄었고, 2015년엔 4377명으로, 지난해에는 3226명으로 감소했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의 발간을 통해 사라져 가는 제주해녀에 대한 지식과 용어를 망라해 후대에 전승하는 자료가 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8~1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유엔 식량농업기구 총회에서 제주해녀 어업 시스템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최종 실었다고 밝혔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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