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들은 제주섬이 좁았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녀들은 한반도의 남해안과 동·서해안을 찾아 물질을 다녔다. 해녀들은 한반도의 동쪽 끝 울릉도와 독도에도 진출했다. 독도 해역도 제주해녀들의 바다였다.
제주해녀박물관과 경북 울릉군 독도박물관이 ‘제주해녀, 대한민국 독도를 지켜내다’라는 주제로 마련한 공동 기획전에서도 제주해녀의 끈질긴 생명력을 엿볼 수 있다. 29일부터 오는 12월10일까지 제주 구좌읍 해녀박물관에서 열릴 전시는 제주도를 떠나 울릉도와 독도를 활동 무대로 삼았던 해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도 영유권과 독도 어장 보호에 기여한 제주해녀들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1950년대 후반 독도에서 물질하면서 생활할 당시의 모습. 김공자 해녀 제공
독도 주변 바닷속은 제주 바다와 비슷해 전복과 미역이 풍부했다. 제주에도 이 소문이 돌면서 제주 한림읍에서는 해녀들이 무리를 지어 독도로 물질을 떠났다. 이들은 울릉도에 머물면서 배를 타고 독도에 들어가 해조류를 채취했다. 1950~1970년대의 일이다.
전시는 5개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프롤로그에서는 역사적 사료와 영상을 통해 울릉도와 독도, 제주도의 역사와 자연환경을 비교하면서 이 섬들이 갖는 영토적 중요성을 보여준다. 1부 ‘울릉도와 독도에 가다’는 일제강점기부터 제주해녀들이 울릉도와 독도까지 가는 여정을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보여준다.
1950년대 후반 독도에서 물질을 한 김공자 해녀가 강치를 손으로 잡고 있다. 김공자 해녀 제공
2부 ‘울릉도와 독도에 살다’는 해녀들이 풀어낸 독도의용수비대와 만남, 미역 따기와 독도 생활의 애환을 구술 영상과 신문기사 등의 자료를 통해 만날 수 있게 했다. 3부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다’는 독도경비대와 협업, 독도 시설물 건립을 도왔던 해녀들의 활약상을 보여줌으로써 이들이 독도 영유권과 독도 어장 수호에서 담당한 역할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이번 전시에 이어 내년에는 독도박물관에서 같은 전시가 이어진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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