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3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위령제단에 참배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4·3 영령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그 넋을 가슴 깊이 추모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4·3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시기 4·3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재임 시기 세 차례나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문 전 대통령이 처음이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평화공원을 방문해 추모한 것도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김정숙 여사와 함께 4·3평화공원에 도착한 뒤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과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안내를 받고 위령제단에 헌화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희생자 1만4624위의 위패가 봉안된 위패봉안실을 방문해 고 이사장 등의 설명을 들었다.
문 전 대통령은 소감을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위패봉안실 앞에서 “저는 재임 중에 적어도 2년에 한 번씩은 4·3 추념식에 직접 참석하겠다고 약속을 드린 바가 있는데, 지난해에는 당시 당선자께서 추념식에 참석했기 때문에 제가 참석하지 못했다”며 “오늘 추념식에 참석하게 돼 너무 뜻깊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위패봉안실을 둘러본 뒤 기자들에게 참배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허호준 기자
문 전 대통령은 이어 “4·3의 완전한 치유야말로 진정한 화해와 통합에 이르는 길이다”라며 “그런 점을 생각하면 정부 차원에서 4·3의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이 행해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4·3을 모독하는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앞으로 4·3의 완전한 치유에 이르기까지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이 예고 없이 평화공원에 나타나자 공원을 찾았던 도민과 학생들이 몰려들어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날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열린 추도식에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불참에 대해 “지난해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참석했고,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올해는 총리가 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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