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허호준 기자
제주도가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재개 이후 도민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다.
제주도는 오는 29일 서귀포시 성산국민체육센터를 시작으로 4월6일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 4월24일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3차례에 걸쳐 각각 오후 3~5시 2공항 건설에 따른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도민 경청회’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도는 도민 경청회를 통해 나온 2공항에 대한 찬·반 의견을 직접 듣고 가감 없이 국토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지난 5일 제주 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재개를 발표하면서 제주도와 사전 협의나 공유 없이 진행해 제주도와 도민들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다 2공항 관련 주민 설명회를 열 때마다 격렬한 찬·반 갈등이 빚어져 설명회 자체가 무산되거나 파행을 겪은 경험이 있어 도민 경청회가 제대로 열리지 의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2월 ‘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도민 설명회’와 같은 해 7월 ‘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 설명회’는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무산됐다. 2017년과 2016년에도 2공항 관련 추진상황 보고회와 공항 인프라 확충 주민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몸싸움 끝에 중단되거나 파행을 빚었다. 이번 도민 경청회에는 국토부 관계자와 용역진이 참석해 2공항 기본계획안 설명에 이어 질의·답변이 이뤄지게 된다.
앞서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6일 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부 협의 결과에 따른 입장문을 통해 “‘조건부 협의’ 결정 여부를 떠나 이번 진행 과정에서 왜 2공항의 주체인 제주도와 도민을 철저하게 배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와 도민에게는 어떠한 정보 제공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요한 결정이 이뤄졌다”고 국토부를 비판하고 “충분한 도민 의견 수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합법적인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는 지난 9일부터 5월8일까지 도, 행정시 누리집, 도 공항확충지원과, 주민소통센터, 읍면동 주민센터 등을 통해 2공항 관련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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