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지구인 한라산 국립공원 보호를 위해 사유지 없는 국립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3일 제주도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라산 국립공원 내 토지 소유자의 사유재산권 행사에 대한 민원을 줄이고, 국립공원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2015년부터 국립공원 내 사유지 매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오는 2026년까지 151억원을 들여 국립공원 전체 면적의 1.7%에 해당하는 사유지 105필지 259만8천㎡를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도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사들인 사유지는 22필지 86만2천㎡로 전체 매입계획의 33.2%에 지나지 않았다. 매입금액은 57억8천만원이 들었다. 1㎡에 매입 금액은 1만원선 안팎이다. 지난해에는 3필지 6만4천㎡를 매입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초 제주도가 공고한 매입 계획 면적 22만7천㎡의 28.1%이다.
도가 사들이는 국립공원 내 사유지는 해마다 1~4필지로, 면적으로는 5만2179㎡에서 최대 25만9339㎡에 그치고 있다.
사유지 매수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토지 소유자의 절반가량이 도외 거주자이며, 2인 이상 공동지분 소유인 토지도 55%나 돼 의견 대립 등으로 팔겠다고 나서는 토지주가 드물기 때문이다. 또 매도 의사를 밝혔더라도 토지주의 매도 희망가와 매입 가격이 맞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사유지를 매입하려고 하고 있지만, 저당이 잡힌 토지도 많다. 이런 토지는 사유지 매수사업 계획상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 토지를 매도하려는 토지주는 매도승낙서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신청하면 된다.
도는 올해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10만㎡를 사들이기로 하고 3일 ‘2023년도 한라산국립공원 사유지 매수계획’을 제주도청 누리집에 공고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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