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한 생후 12개월 영아에게 약물을 과다투여하고 의료과실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제주대병원 간호사 3명이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제주대병원 소속 50대 수간호사와 20대 간호사 2명 등 모두 3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및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25일 구속했다. 제주지방법원은 이들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영아 ㄱ양에게 기준치의 50배에 이르는 약물을 과다투입하고 의료기록지 내용을 수정하고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양은 지난 3월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다음날인 11일 제주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이틀 만에 급성 심근염으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담당 의사는 ㄱ양에게 3월12일 오전 호흡이 불편할 때 투여하는 ‘에피네프린’ 약물 5㎎을 희석한 뒤 네뷸라이저(연무식 흡입기)를 통해 흡입시키도록 했으나, 담당 간호사가 정맥주사로 투약했다. 에페네프린은 기관지 확장이나 심장 박동수 증가 등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ㄱ양은 당일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상태가 악화해 숨졌다. 정맥주사로 이 약물을 투여할 경우 적정량은 0.1㎎으로 50배에 이르는 약물을 투여한 셈이 됐다.
투약 오류 사실을 알고 있었던 수간호사는 사고 발생 이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약물 과다 투여 등의 의료사고가 일어나면 24시간 이내에 병원 집행부에 보고하게 돼 있으나, 나흘 뒤에야 보고했다. 또 다른 간호사 ㄷ씨는 환자 상태를 공유할 목적으로 쓰는 의료기록지 내용을 수정,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ㄱ양 유족은 지난 5월4일 제주대병원을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에 대한 손해배상금 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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