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 북항에 자리한 서해어업관리단.연합뉴스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 바다에서 근무 중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돼 불태워졌다고 발표된 서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원 ㄱ(47·8급)씨는 평소 성실히 근무하는 등 월북과 관련한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동료 증언이 나왔다.
25일 서해어업단에서 ㄱ씨와 함께 근무하는 한 동료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ㄱ씨가 입사한 2012년 이후) 8년간 ㄱ씨를 옆에서 지켜봤지만 월북을 시도했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는다. ㄱ씨 소식에 직원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남 완도에서 고교를 졸업한 ㄱ씨는 원양어선에서 근무하던 중 2012년 해양수산부 소속 서해어업관리단에 입사했다. 동료들은 ㄱ씨가 수개월씩 배를 타야 하는 원양어선 특성상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 늦은 나이지만 가족과 함께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서해어업단에 입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동료는 “ㄱ씨는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모든 업무에서 솔선수범해 동료 사이에서 평가가 좋았다. 불법조업 단속을 나가면 앞장서서 불법 선박에 들어가 조사하고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는 등 열심히 일한 덕에 승진도 했다”고 밝혔다.
이 동료는 군 당국이 발표한 월북 시도와 관련해서는 평소 ㄱ씨 모습에 비춰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ㄱ씨가 2000만원 정도의 빚이 있었다고 하는데, 원양어선을 타면서 받았던 연봉에 비하면 경미한 수준이다. 빚에 대한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ㄱ씨의 형제들도 원양어선 일을 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형제들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북 시도 정황 증거로 제시된 ‘ㄱ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안전규정이 강화돼 선박 탑승자들은 선실 밖에서는 항상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ㄱ씨는 10대 아들과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늦둥이 딸이 있다. 한달에 한두번은 꼭 부산 쪽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갔고, 평소 자녀들과 영상통화도 자주 하는 등 끔찍이 생각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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