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어업관리단 직원들이 2018년 10월 전남 가거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고 있다. 서해어업관리단 제공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앞바다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피격당해 주검이 불태워졌다고 발표된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 선원 ㄱ(47·8급)씨는 2012년 해양수산부 소속 서해어업관리단에 입사해 8년째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해왔다.
전남 완도 출신이지만 거주지는 경남 양산인데, 평소엔 서해어업관리단이 있는 목포 숙소에서 지냈다. ㄱ씨는 이달 14일 일등항해사로 발령받아 17일 500t급 무궁화10호(16명 승선)에 탑승, 연평도 일대에서 어장관리업무를 한 뒤 25일 목포로 복귀할 계획이었다.
ㄱ씨는 동료 직원들에게 수백만원씩 돈을 빌려 2천만원가량 채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채권자는 ㄱ씨를 상대로 법원에 급여 가압류를 신청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천해경도 ㄱ씨가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4개월 전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선내에서 ㄱ씨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고 개인 수첩과 지갑은 확인했으나 유서 등 특이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선내 폐회로텔레비전(CCTV) 2대는 모두 고장이 나, 실종 직전 행적은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해양수산부는 선미 오른쪽에 ㄱ씨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던 점에 비춰 실족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군 당국도 ㄱ씨가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ㄱ씨의 형이라고 주장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는 “신분증과 공무원증이 선박에 그대로 있는데 월북이라는 근거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의문이다. 이 해역은 조류가 세고 하루 4번 물때가 바뀌는데 헤엄쳐서 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김용희 이정하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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