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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발 ‘오미크론’ 사흘새 27명 확진

등록 2021-12-13 16:54수정 2021-12-14 02:00

유학생, 자가격리하다 조카 어린이집까지 확산
인척모임 통해 또다른 어린이집으로 연쇄감염
13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함평엑스포공원 주차장에서 진단검사를 받으러 나온 주민들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 채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함평엑스포공원 주차장에서 진단검사를 받으러 나온 주민들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 채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인천 목사 부부에 이은, 국내 두번째 오미크론 변이 전파자인 전북 완주 외국인 유학생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사흘 새 27명(서울 1명 포함 28명)으로 늘었다. 전파 속도가 빠르고 잠복 기간도 짧아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13일 전북·전남도 설명을 종합하면, 전북 완주에서 10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사흘 새 전북에서 24명, 전남에서 3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들과 접촉한 코로나19 확진자 22명(전남 15명, 전북 7명)의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고, 접촉 우려자와 가능자 398명(전남 295명, 전북 103명)이 자가격리 중이어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북에선 오미크론 감염자가 10일 1명, 12일 4명, 이날 19명으로 급증했다. 이날 확진된 19명은 완주 어린이집 종사자 1명, 원생 5명, 원생 가족 13명 등이다. 전남에선 전날 함평 어린이집 원생과 어머니, 이모 등 3명이 확진됐다.

국내 두번째 오미크론 변이 전파는 지난달 26일 이란을 거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30대 유학생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유학생은 다음날인 27일 검사에서 음성을 받고 전북 완주의 형 아파트에서 자가격리를 하다 지난 5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10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됐다.

자가격리한 형의 집에서 1차 전파가 발생했다. 유학생의 형과 형수, 조카가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조카가 다니는 인근 어린이집으로 확산됐다. 또 조카 등이 4~5일 서울에서 가족모임을 하면서 전남 함평에서 왔던 인척 4명과 접촉하게 됐다. 이 인척 중 1명이 6일 함평 어린이집에 등원했다가 확진자가 20명 가까이 나왔다.

함평 어린이집 원생은 지난 6일 아침 별다른 증상이 없어 등원했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머물렀다. 이 원생은 이날 열이 나는 등 증상이 발현돼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이 원생이 머물렀던 6시간 동안 다른 원생 6명과 교사 2명한테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해보면, 외국인 유학생→전북 완주의 가족→완주 어린이집→서울 가족모임→전남 함평 인척→함평 어린이집 등으로 연쇄감염이 진행됐다. 강영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잠복기가 하루 이틀에 불과하고 단시간에 전파되는 등 기존 변이와 양상이 달라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전남·전북의 코로나19 확진자도 급격하게 늘었다. 전남의 확진자는 전날 역대 최다인 83명을 기록했고, 전북의 확진자는 81명으로 나타났다. 전북 완주에선 이날 공공 체육시설과 마을 경로당 등을 전면 폐쇄하고, 일부 학교와 유치원 등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전남 함평에서도 이날부터 군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 대해 일주일 동안 비대면 수업을 하도록 했다. 밀접접촉자의 격리 기간도 10일에서 14일로 늘리고 하루 한차례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전북도는 “오미크론 감염자들은 현재 기침, 근육통, 발열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며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역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유치원과 학교 등을 전수검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문금주 전남행정부지사는 “오미크론은 지역에 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방문했다면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안관옥 김용희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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