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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 규제 허술하니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들 늘어나

등록 2021-10-12 17:33수정 2021-11-03 18:02

국회 교육위 의원들, 12일 국감서 애도
12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전남도교육청 등 국감에서 참석자들이 여수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 도중 숨진 홍정운군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전남도교육청 등 국감에서 참석자들이 여수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 도중 숨진 홍정운군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여수에서 요트 선체를 청소하는 잠수 작업 도중 숨진 특성화고 실습생 홍정운군 사건이 국정감사의 뜨거운 쟁점이 됐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2일 전남교육청 등 9개 시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현장실습생 홍군의 죽음에 애도를 표현하고 재발을 막을 대책을 논의했다. 조해진 교육위원장은 국감에 앞서 “푸른 꿈이 허무하게 허망하게 스러져 가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다지며 홍군을 애도하자”고 추모의 묵념을 이끌었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또 한 명의 청년을 떠나보냈다. 사회에 나가 꿈을 펼치고자 부풀어 있었던 청년은 규정을 어겨가며 욕심에 눈먼 어른들 때문에 먼 길을 떠났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직업교육 지원을 위해 취업전담 노무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교육계와 산업계의 진심 어린 반성과 협력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서동영 의원은 현장실습 운영회의록과 현장실습 프로그램 계획서 등을 제시하며 실습업체의 자격과 실습업무의 안전성 등을 따졌다. 같은 당 이탄희 의원은 ‘실습 학생들을 저임금의 노예로 생각하지 말라’, ‘법령을 어겼으면 처벌해야 한다’는 등 홍군 친구들의 발언을 들려주며 “노동관계법 등 법령 위반만 최소 5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실습에 나갔던 학생들이 중도에 학교로 돌아오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저임금으로 현장실습생을 쓰게 해 놓고 규제를 하지 않으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홍군과 관련한 추모시설을 만들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이번 사고도 학교와 교육청의 점검 부실이 원인”이라며 “홍군은 위험업무에 배치됐지만 안전점검도, 안전조처도 받지 못해 전형적인 인재를 당했다”고 질타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답변에서 “송구한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재발 방지를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홍군 사건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2인1조 작업 원칙도, 안전관리자도 없이 작업하다 벌어진 사고”라며 “현장 지도교사도 없이 실습 표준협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잠수작업 지시를 받았고, 사업주는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미성년자는 위험작업에 투입해서는 안 된다. 이 선착장은 정박 중 수리 또는 따개비 제거 작업을 금지하고 있다”며 “사고에 대한 산업안전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군은 지난 6일 오전 10시41분께 전남 여수시 웅천동 요트선착장에 정박 중인 7t급 요트 선체에 붙은 해조류·패류 등을 제거하는 잠수작업을 하다 바다에 빠져 숨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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