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선거구에선 허영(50·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진태(55·국회의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4년 만에 재격돌한다. 엄재철(53·심상정 대표 사회복지특보) 정의당 후보와 한준모(42·주식회사 에이치엔써지컬 대표자)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쟁점은 김진태 후보의 3선 여부다. 김 후보는 2016년 총선 당시 허 후보를 6041표 차이로 이겨 재선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3선의 힘’을 앞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설욕전에 나선 허 후보는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본선에서 다시 만나게 된 허 후보와 김 후보는 춘천의 일부가 ‘철원·화천·양구’와 묶여 버린 ‘누더기’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책임 논란과 ‘허 후보의 음주운전 판결문 공개’, ‘광역급행철도 비(B)노선(GTX-B) 공약 표절’ 등을 놓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맞대결 결과도 관심 사안이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정국 당시에도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보수성향의 인물이다. 반면 진보진영 대부로 평가받는 김근태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허 후보는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이다. 후보 사이의 이념 간극도 그만큼 큰 셈이라 중도표 공략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구 조정 역시 당락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춘천은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분구가 되면서 신북읍과 동면 등 농촌지역이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선거구로 떨어져 나갔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허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춘천은 소선거구제로 치러진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8차례의 총선에서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승리했을 정도로 성향이 뚜렷하다. 허 후보가 당선되면 춘천에서 민주당 후보가 처음으로 금배지를 다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만큼 두 후보의 대결은 더욱 혼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이어 두번째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엄 후보는 ‘3선이 아니라 진보초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강원일보>와 <한국방송(KBS)춘천>, <춘천문화방송(MBC)>이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공동 의뢰 및 실시해 지난달 30일(3월28~29일 조사함) 밝힌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허 후보가 44.2%로 37.3%를 얻은 김 후보에게 오차범위(±4.4%포인트) 안에서 앞섰다. 정의당 엄재철 후보는 6%였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