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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쏘시개 패널’…이천 물류센터서 큰불 대참사

등록 2020-04-29 22:46수정 2020-04-30 02:13

물류센터 공사장사 38명 사망
9개사 70여명 신축작업중 발화
지하 2층서 시작돼 연쇄 폭발도
불에 약한 우레탄폼 탓 큰 피해
각 층마다 희생자…부상 10명
29일 화재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에서 소방대원들이 밤을 잊은 채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29일 화재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에서 소방대원들이 밤을 잊은 채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노동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불은 오후 1시32분께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한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났다. 화재 진압 도중 사망자 25명의 주검이 발견됐고, 오후 6시42분께 불길이 잡힌 뒤 밤 11시 가까이까지 이어진 수색 과정에서 주검 13구가 추가로 수습됐다. 또 1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불은 냉장·냉동 보관용 물류창고 지하 2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식 철근 콘크리트조로 지어진 해당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1만1043㎡)로 신축 중이었으며, 화재 발생 당시 공사 현장에서는 9개 업체 소속 70여명 노동자가 작업 중이었다.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영상 갈무리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영상 갈무리

소방당국은 “물류센터 지하 2층 공사 현장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엘리베이터 관련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화재 원인은) 냉동창고 건축 자재인 우레탄폼과도 연관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색이 끝나는 대로 자세한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사망자들이 각 층의 한 지점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된 점에 비춰 대피할 겨를도 없이 모여서 작업하던 도중 화를 당하거나, 대피 도중 뒤엉킨 채 희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센터라는 건물 특성상 불에 약한 건축자재를 사용한데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연쇄 폭발, 순식간에 들어찬 유독가스 등이 막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창고 벽체 등은 금속 패널 사이에 단열재를 넣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 형태로 돼 있고, 단열재로는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등이 많이 사용된다. 우레탄 등은 불에 약한데다 불이 붙을 경우 독성가스를 다량 방출한다. 또 우레탄폼 작업 중엔 1~10㎛ 크기 기름방울이 안개 형태로 공기 중에 분포된 유증기가 발생하는데, 용접 작업 중 불꽃이 튀거나 담뱃불 등으로 발화가 되면 순식간에 불길이 번진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불에 타기 쉬운 우레탄폼 등 대신에) 불연재를 써야 하는데 가격이 비싸서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벽과 벽 사이에 들어가는 단열재에 대해서는 안전 규정이 현재로는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용접 등 과정에서 불꽃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보호캡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관계 부처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마지막 인원이 구조될 때까지 인명 구조 및 수습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형사 등 125명을 동원해 수사본부를 꾸려 공사 과정 중 불법·부실 여부 등 조사에 나섰다.

이천/김기성 송경화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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