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있는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모습. 서울백병원 제공
서울백병원 창립자 후손과 인제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병원 폐원에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는 지난달 20일 운영난 등을 이유로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한 바 있다.
후손 대표인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는 3일 자료를 내어 “서울백병원의 역사를 전승하면서 ‘글로벌 케이(K) 메디컬 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뜻과 행동을 모았다”며 “서울 도심에 위치한 서울백병원은 코로나19 거리두기 종료 뒤 늘어나고 있는 명동 지역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건강검진 등 의료서비스 센터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백병원 폐원은 나머지 4곳의 형제 백병원과 인제대학교의 동반 침체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도심 공동화를 촉진시켜 서울의 도시 발전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진경 교수는 병원 창립자인 백인제 선생의 조카이자 인제대학교를 설립한 백낙환 인제학원 전 이사장의 차녀다. 백인제 박사의 제자인 장기려 박사의 손자 장여구 의대 교수와 조영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도 뜻을 함께한다고 백 교수는 설명했다.
1941년 서울 중구 명동에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달 인제학원 이사회에서 폐원 결정이 내려졌다. 서울시는 최근 사립대학 재단이 보유한 유휴 재산을 수익용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교육부의 규제 완화책이 폐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서울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쓸 수 있게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만난 백 교수는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 관광객 검진 등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종합의료시설로 결정한 뒤 감염병관리시설, 필수의료시설로 지정하면 용적률 완화가 가능해, 경영 상태를 호전할 수 있는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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