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시행된 1일 오후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오른쪽)가 득표율에서 경쟁자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를 크게 앞서자 인천시 미추홀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꽃목걸이를 받고 아내 최은영씨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4년만에 인천시장으로 복귀한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유 후보는 51.76%의 득표율을 기록, 44.55%를 득표한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인천시장에 당선됐다. 이정미 정의당 후보와 김한별 기본소득당 후보는 각각 3.17%, 0.49%의 표를 얻었다. 유 후보는 “이번 승리는 저의 승리를 넘어 시민 행복·인천 발전을 염원한 시민의 승리다. 또 진실이 거짓과 흑색선전을 이긴 선거기도 하다”라며 “앞으로 시민 행복과 인천 발전만을 위해 뛸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했다.
유 후보는 박 후보의 지난 4년 시정을 ‘지워진 4년’이라 평가했다. 박 후보가 시장으로 있는 지난 4년 동안 유 후보가 진행한 정책이 동력을 잃고 표류했다는 의미다. 유 후보는 지난 3월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민 여러분과 함께 잃어버린 4년을 되찾는 것은 물론이고 인천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 후보에게 패배한 뒤 각종 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줄어든 유 후보는 이번 승리로 정치적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0년 총선에서는 인천의 정치1번지로 불리는 남동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맹성규 의원에게 9.94%포인트 차이로 패배했고 2021년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 선거에서도 현역인 배준영 의원에게 졌다.
유 후보가 인천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인천에서는 개발 논리가 힘을 얻을 전망이다. 유 후보는 지난달 11일 “용도지역·용적률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규제를 완화해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천을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뉴홍콩시티’ 건설 사업도 5대 공약 중 하나다. 수도권매립지 논의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박 후보가 진행한 인천의 자체매립지 조성 계획을 비판하며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환경부가 한 4자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체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전쟁 실향민의 아들인 유 후보는 1994년 37살의 나이로 전국에서 최연소 군수(김포)로 임명된 유 후보는 1년 뒤 치러진 1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김포군수 후보로 나와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했다. 2004년부터 경기 김포에서 국회의원으로 내리 3선에 성공하면서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안전행정부 장관(현재 행정안전부) 등을 거치며 정권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선거에 나와 당시 시장이던 송영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7회 지방선거에서는 박 후보에게 밀려 재선에 실패했지만 이번에 다시 박 후보를 꺾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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