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성기선 후보, 임태희 후보.
6·1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진보와 보수 간의 일대일 맞대결 구도로 치러진다. 앞서 4차례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단일화에 성공한 진보 쪽이 도민의 선택을 받아 당선됐다. 보수 쪽은 번번이 단일화에 실패해 후보가 난립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후보단일화에 성공했다. 두 후보 공약도 극과 극을 달린다.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성기선(58) 후보는 석관고 교사로 시작해서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정책연구소장, 가톨릭대 교직과 교수, 제17대 경기도 율곡교육연수원장,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등을 지내며 34년 동안 교육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는 김상곤·이재정에 이어 평준화 정책과 혁신교육을 완성할 교육전문가임을 내세운다.
학생들과 인사 나누는 성기선 후보. 성기선 선거캠프 제공
보수단일 후보로 추대된 임태희(65) 후보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성남 분당을에서 16대부터 내리 3선을 한 국회의원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이후 한경대 총장도 역임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에서 국가장학금, 누리과정, 마에스터고 고용유지지원금 정책 등을 주도한 점을 강조한다.
두 후보는 지난 25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경기도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현 이재정 교육감의 정책 계승과 폐지를 놓고 맞붙었다. 임 후보가 9시 등교제 폐지를 공약했기 때문이다. 임 후보는 “획일적인 9시 등교제를 폐지하고, 등교 시간을 학교장 재량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성 후보는 “9시 등교제는 이른 1교시 시작과 조기 등교로 인한 학생 건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다. 임 후보가 제도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맞섰다. 임 후보가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가 공약한 ‘초등학생 아침급식 전면 시행'에 동참한다고 하자 성 후보는 ‘추가 인력 확충 및 급식의 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얼치기 공약’이라며 응수했다.
어린이와 인사 나누는 임태희 후보. 임태희 선거캠프 제공
혁신교육도 핵심 논점이다. 성 후보는 “2000년대 초반 학생이 소외되는 교실 붕괴 현상을 목도하고 이를 바꿔서 학생이 중심인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혁신교육이 시작됐다. 현재 도내 2500개 정도의 초·중등학교 중 1400여개가 혁신학교로 지정될 만큼 보편화됐다”고 밝혔다. 반면 임 후보는 “학생은 일반학교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하고, 부모는 혁신학교로 지정될까 봐 걱정한다”며 “혁신학교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 후보는 도내 12개 시군에서 시행 중인 고교평준화 역시 부정적인 반면, 성 후보는 확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5대 핵심 공약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성 후보는 코로나19 학생 회복 지원금 지급, 후유증 종합검사 등 코로나19 후유증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또 △기초학력전담교사 배치 등 공교육 강화 △삶의 힘을 기르는 기본교육 실시 △혁신교육의 질적 성장 △인공지능 기반 환경 조성 등 사교육부담을 더는 교육 등을 제시했다.
임 후보는 1순위 공약으로 카페테리아형 자율배식 방식으로의 학교급식 전환을 내놨다. 이와 함께 △유치원 방과후 건강간식 무상 제공 △경기도교육연구원을 경기도미래연구원(가칭)으로 개편 △1개 시·군마다 교육지원청 1곳씩 재배치 △1인 1스마트기기 개인 지급 등을 공약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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