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들이 1일 동구 금남로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독립 만세 행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시민은 금남로 일원에서 독립 만세 행진을 펼쳐 3·1운동 100돌을 기렸다.
광주 3·1혁명 10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회는 1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와 5·18민주광장 일대에서 100년 전 일제에 항거했던 시위를 재현하는 독립 만세 행진을 펼쳤다. 이날 행진에는 친일 잔재 청산과 평화 통일 실현을 바라는 시민과 학생 3천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민족대표 33인의 이름이 적힌 태극기와 ‘독립과 민주의 상징, 태극기를 우리가 지킬게요’라고 직힌 펼침막을 앞세우고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중앙초등학교와 광주세무소에서 당시 복장처럼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 차림으로 출발해 금남로로 이동했다. 대열 앞을 막아선 일본군 분장을 한 30여명은 총성을 울리며 진압을 시도하는 행위극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친일·분단 적폐 철폐하자’, ‘민족자주 쟁취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또 <독립신문>을 뿌리고, ‘독립군가’를 부르며 금남로 쪽으로 전진했다. 대열에는 독립투사 후손과 고려인 동포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일 광주 금남로 독립 만세 행진에는 연해주 독립투사들의 후손인 고려인 마을 주민들도 참석했다.연합뉴스
행진 대열이 금남로 5·18민주광장에 이르면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기념사에서 “의향 광주에 독립 의병 기념관을 세워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광주에서 3·1운동을 주도하다 일제에 팔이 잘린 윤형숙 열사(당시 수피아여고 2)를 기리는 만세 삼창이 울려퍼졌다. 참가자들은 3·1혁명 100주년 광주선언을 통해 “110년 전 항일 무장투쟁을 이끌었던 호남 의병의 후손답게, 100년 전 총칼 앞에서 자주독립을 외치던 구국 선열의 후손답게, 광주정신으로 끝내 정의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대학생 정다경(20)씨는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 선열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기 위해 애쓰겠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여수 목포에서도 기념행사가 잇따랐다. 순천에서는 당시 독립선언서가 전달되는 과정을 자전거 행진으로 재현했다. 독립선언서는 그해 3월2일 독립투사 윤상윤씨가 전북 남원의 천도교구에서 35장을 받아 순천 천도교구와 황전면, 해룡면 등에 전달해 배포했다. 여수에서는 화양면 출신 ‘호남의 유관순’ 윤형숙 열사 묘소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행사가 펼쳐졌다. 목포에서도 유관순 열사와 김구 선생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전남도청 앞 광장 일원에서 시민과 함께 독립 만세를 불렀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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