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상도유치원 ‘균열’ 신고에도 현장 한 번 안나간 동작구청

등록 2018-09-09 18:22수정 2018-09-09 22:30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서
동작구청 “현장 나갔더라도 시간 짧아
별다른 조처 못했을 것” 안일한 태도
서울시 “위반 사항 있으면 감사 할 것”
서울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이 지반 불안으로 기울어지는 사고가 난 지 나흘째인 9일 오후 관계자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이 지반 불안으로 기울어지는 사고가 난 지 나흘째인 9일 오후 관계자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 6일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 옹벽이 붕괴하면서 건물 일부가 기울어지고 부서진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사고와 관련해 동작구청이 사전에 유치원 균열 신고를 받았지만, 한 번도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터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9일 동작구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동작구는 지난 3월부터 유치원 균열에 대한 신고를 받았지만, 현장 확인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상도유치원 쪽은 지난 3월 인근 다세대주택 재건축 공사 과정에서 유치원 건물 바닥 균열 등 이상징후를 발견하고,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토목공학과)에게 안전진단을 의뢰했다. 이 교수는 3월30일 현장 점검 뒤 ‘보강 조처 없이 굴착하면 붕괴 위험이 있다’는 내용의 진단 보고서를 유치원에 전달했고, 유치원이 이를 동작구청에 제출했지만, 구청 쪽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유치원은 또 사고가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5일에도 동작구청 건축과에 “교실 아래 필로티 기둥균열 및 기울기 발생, 옹벽 기둥 끝부분 기울기 발생 등의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며 “공사 진행 시 위험한 상황으로 구청 건축과의 긴급현장점검 등을 요청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구청은 현장은 확인하지 않은 채, 이튿날 시공사에 “현장을 확인하라”는 공문만 보냈다. 해당 유치원은 바로 그 날 건물 일부가 뒤틀리며 아래쪽으로 내려앉았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현장에 못 나간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더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한다. 지난 3월 신고가 들어왔을 때는 공사 전이라 현장을 볼 수 없었고, 지난 5일 현장에 나갔더라도 시간이 짧아 조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은 공사 허가권자이면서 공사장에 대한 안전 관리 책임이 있는데도,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유치원 인근 공사장에 대한 지질조사와 공사감리가 부실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시공사·감리자 등의 건축법 위법 사실이 확인된다면 구청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건축 인·허가는 구청의 자치사무로 시가 인·허가와 관련해 감사를 할 순 없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구청 등의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시 차원에서 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작구는 사고가 난 지 나흘째인 9일 오후 1시께 유치원 건물의 기울어진 부분에 대해 우선 철거에 들어갔다. 13일까지 철거 잔재를 반출할 계획이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