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노조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사장 배우자가 부산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것에 대해 20일 안병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 배우자가 부산시 의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한 것에 대해 부산일보 노조가 안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안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는 20일 부산 동구 부산일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편집권을 침해하고 사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등 부산일보를 유린한 안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천막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9일부터 안 사장에게 항의하는 철야 농성에 들어갔고 같은 달 19일 “안 사장이 선거 기간에 지인들에게 배우자 지지 호소 문자 메시지 60여건을 보냈고, 이를 시인했다”며 안 사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가 이런 행동에 나선 이유는 안 사장의 배우자 박아무개(57)씨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해운대구 부산시 의원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는 “현직 신문사 사장의 부인이 선거에 나선 것은 ‘심판의 부인이 선수로 경기에 뛰어든 꼴”이라며 “현직 사장의 배우자가 선거에 출마한 일은 편집권 독립, 공정 보도라는 언론사의 기본 가치에 도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의 시민단체에서도 “안 사장은 배우자의 출마를 말리든, 본인이 사장 자리를 내놓든 선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시 안 사장은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설득과 만류도 하고 엄포도 놔 봤지만 소용 없었다. 교육자로서 그(배우자)의 삶과 꿈을 차마 좌절시킬 수 없었다. (그에게) 잘못이 있다면 보도하면 된다. 걱정과 우려만으로 투쟁이나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배우자가 낙선하자 안 사장이 ‘선거가 끝나 불공정 보도 우려가 없어졌으니 사퇴할 것까지는 아니다’라고 했다. 안 사장은 노조가 제기한 선거법 위반 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에 천막 농성과 함께 안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언론노조 조합원 서명 운동’도 펼칠 계획이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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