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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 “‘이부망천’ 인식 극복하겠다”

등록 2018-07-06 04:59수정 2018-07-06 10:15

[단체장에게 듣는다]

수도권 ’변방도시’에서 ’서해평화시대’ 중심 도시로
미세먼지 등 서울·경기도와 정책 공조…“뜻 모았다”
‘부엉이 모임’ 질문에 당황 “과도하게 부풀려졌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5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장 시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박남춘 인천시장이 5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장 시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5일 인천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박남춘 시장은 이른바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과 같은 인식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박 시장은 “그동안 인천은 수도권이라 규제받고, 서울이 아니라 차별받던 ‘변방 도시’로 인식됐다. 시민의 삶은 나이지지 않았고, 인천에 대한 자부심도 가지기 힘들었다”며 “서울의 변방이 아니라, 서해 평화협력 시대의 중심도시로 인천을 발전시키겠다.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아침에 인천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거나 명예를 회복할 수는 없다. 일자리부터 시작해서 복지, 역사·문화 등을 총체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취임 직후, 시청과 4차로 도로를 사이에 둔 단절된 ‘미래광장’을 연결해 열린 광장이자 시민 휴식처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시장 제1호 지시 사항이다. 박 시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뜻으로 읽어달라”라고 했다. 또 도시재생 전담기구를 만들어 낙후한 원도심과 새도시의 주거환경 격차를 해소하고,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 항공 관련 첨단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재정 등 여건이 녹록지는 않다. 하지만, 인천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다. 시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시민이 주도적으로 시정에 참여해 바꿔나갈 수 있게 권한까지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정의 중심이 시장이 아닌 ‘시민’이 돼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민·관이 함께 하는 분야별 위원회 구성·운영 계획 발표도 이런 맥락이다. “일자리, 도시재생이나 시민소통 등 몇몇 중요한 의제들을 다룰 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겠다. 인천시 산하에 대략 201개의 위원회가 있는데, 유명무실한 위원회는 과감히 정리하겠다. 상시 위원회보다는 태스크포스 형태의 한시적 위원회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 정부의 공론화 위원회가 좋은 예다.” 그는 8월 중 민-관 협치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미세먼지 등 수도권의 공통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일(6일) 환경부장관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장이 만나 미세먼지 등 환경 분야 과제를 논의한다. 실무진에서 이미 합의했고, 최종 결정만 남겨 놓고 있다. 인천의 미세먼지는 항만, 농산물도매시장,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크다. 이런 세부 정책을 논의한다. 앞으로 수도권매립지 문제도 협의해 나갈 것이다.” 박남춘 시장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환경과 교통, 주거 등 7개 분야의 수도권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5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장 시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박남춘 인천시장이 5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장 시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전임 유정복 시장이 추진해온 대규모 사업과 관련해 정책 변화도 예고했다. 박 시장은 전임 시장이 역점 시책으로 추진하던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송도 워터프론트 조성, 인천시 제2청사 건립 등 9개 사업을 재검토 사업으로 분류했다. 이들 사업의 규모가 10조7449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취소하거나 중단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업비 조달 방법, 사업 시기, 규모 등을 적정하게 추진한다는 취지이다.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에 반영하겠다.”

그는 “부엉이 모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는 “맨날 햇볕 드는 날만 있는 것이 아니니 문재인 대통령이 어두울 때 돕자는 취지에서 만든 친목 모임일 뿐이다. ‘친문’(친 문재인) 계파 세력화는 과도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기상 전당대회를 앞두고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특정한 목적을 가진 모임도 아닌데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표적 친노·친문인 제가 19대 총선 당시 닷새 동안 경선을 두 번이나 치렀다. 힘이 있었다면 그렇게 어렵게 공천을 받았겠는가? 친문이라고 당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친문이 아닌) 이재명 경기지사(가 공천받은 것)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냐”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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