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제천이 ‘핫코너’로 떠올랐다. 제천은 충북에서 유일하게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선거가 함께 열린다. 무엇보다 제천 화재 참사 이후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판이 커지자 충북지사, 교육감 후보 등도 잇따라 제천을 찾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16일 이상천(57) 전 제천시 행정복지국장을 제천시장 후보로 확정했다. 이 예비후보는 경선에서 이경용(52·전 금강유역환경청장)·이근규(58·제천시장) 후보를 눌렀다. 정연우 제천 세명대 교수(광고홍보학과)는 “현 시장이 경선에서 3위에 그쳤다. 무서운 민심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시장 후보는 남준영(51) 변호사다. 남 후보는 우세가 점쳐지던 윤홍창(53) 충북도의원을 경선에서 눌렀다. 남 후보는 제천 한방엑스포 등 대형 행사 체질 개선, 제천 예술의전당 랜드마크화, 반도체 기업·연구소 유치 등을 공약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남 후보는 “화재 참사 이후 제천이 바뀌어야 한다는 민심이 지배적이다. 관료·정치 행정은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에선 지준웅(46·전 필루체 대표)씨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권석창(52) 의원의 낙마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도 불이 붙었다. 민주당은 이후삼(49·제천단양지역위원장) 후보를 공천했다. ‘안희정계’로 불리는 이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권 후보에게 패한 뒤 2년 만에 다시 나섰다. 이 후보는 “제천이 침체했다는 것 알고 있다. 시민과 함께 정책·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엄태영(60·전 제천시장)·송인만(56·변호사) 후보가 다투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찬구(56) 후보도 뛰고 있다.

충북지사 후보들의 제천 전투도 치열하다. 16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시종(71·민주당) 지사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자치연수원(공무원연수 부문) 이전, 철도회관 설치, 예술의전당 완공, 천연물 단지 추진 등을 공약했다. 박경국 한국당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화재 참사 유가족 대표 등을 만나 “유족이 바라는 진상규명과 함께 소방 예산·인력·장비 등을 크게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신용한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는 종합병원급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 등을 공약했다.

제천 출신 한 공직자는 “‘제천 텍사스’란 말이 있다. 강원·경북이 만나 서울로 가는 길목이란 뜻으로 민심이 혼재한다. 보수 성향이 짙지만 민선 4기 이후 재선 시장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민심의 변화도 크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