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8일 청주예술제 행사장에서 드론을 이용한 선거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충북선거관리위원회
‘이제 내 선거 한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충북지역 후보 가운데엔 유난히 국회의원 비서·보좌관이 많다. 의원 비서·보좌관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자신의 이름을 내기보다 의원을 그림자처럼 따르며 정책을 만들기 때문이다. 여의도 등 정치 최일선에 있었기 때문에 정치·정무 감각이 빼어나지만 ‘의원 나리’ 그늘을 벗어나면 인지도가 낮다는 약점도 있다.
이들이 ‘가신’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한 이유는 뭘까?
박덕흠(65·자유한국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전상인(50)씨는 한국당 옥천군수 후보로 뛰고 있다. 전 후보는 “법안 발의·심의, 예산 편성, 사업 계획 등 보좌관들은 정책과 부처 흐름에 정통하기 때문에 지방을 경영하는 데 유리하다. 인생 황금기에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역의회엔 특히 보좌관 출신 의원과 출마 예정자가 많다. 이근식(72)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이광희(55) 전 충북도의원은 재선 의원을 거쳐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다. 이 후보는 보좌관·의원 경력을 살려 매주 수요일마다 정책을 발표하는 등 정책 선거를 주도하고 있다.
충북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8일 청주예술제 행사장에서 드론을 이용한 선거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충북선거관리위원회
장선배(56) 민주당 청주2 선거구 도의원 예비후보는 친구인 고 김종률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다 2010년 도의원 선거에 나서 재선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여의도정책연구원 의정 대상 등 해마다 의정상을 받아 보좌관 출신 지방의원의 본보기로 꼽힌다. 장 후보는 “국정과 도정은 규모·방향만 다르다. 지방의원과 국회의원은 여러모로 비슷해 보좌관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정책 보좌관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노영민(주중대사)의 사람’으로 불리던 이상식(50) 전 보좌관과 유한복(54) 전 비서관은 민주당 도의원 예비후보로 청주 7, 8선거구에 나란히 나섰다. 이 후보는 “내 선거가 역시 어렵다. 비서·보좌관은 퇴근이 있었는데 내가 직접 나서니 시간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당 경대수(60) 의원의 정책 비서를 지낸 장용식(45)씨는 음성1, 같은 당 박덕흠 의원 보좌관 출신 이태훈(37)씨는 괴산, 고 김종률 의원 보좌관을 지낸 임영은(54)씨는 민주당 예비후보로 진천 도의원 선거에 나섰다. 이밖에 민주당 변은영(48) 전 변재일(70) 의원 보좌관, 바른미래당 신동현(30) 전 지상욱 의원 비서는 청주시의원 선거, 민주당 박상호(59) 전 이시종 의원(현 충북지사) 보좌관은 충주시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