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6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의 희생자가 사망 46명, 부상 109명으로 집계됐다. 경남경찰청 제공
지난 1월26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조사했던 수사본부는 5일 사고 희생자를 사망 46명, 부상 109명 등 155명으로 최종집계했다. 수사본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세종병원을 운영한 의료법인 효성의료재단의 손아무개(55) 이사장 등 병원 관계자 16명을 입건하고, 밀양시 건축과·보건소 공무원 16명을 기관통보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세종병원 관계자들이 건축·소방·의료 등 환자 안전과 관련된 부분을 부실하게 관리해 대형 인명피해를 냈으며, 이렇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세종병원을 이른바 ‘사무장 병원’으로 운영했기 때문으로 결론냈다.
의료재단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사고파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손 이사장은 2008년 6월8일 42억5000만원을 주고 효성의료재단을 불법 인수한 뒤, 자신의 지인들로 형식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병원을 운영하며, 지난 1월까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408억원을 부당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씨는 또 식자재 등 거래업체들로부터 대금을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방법으로 10억원을 횡령하고, 지인을 직원으로 허위등재해 급여 7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사무장 병원’으로 운영됐던 세종병원은 이윤을 올리기 위해 환자 안전을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근 의료진을 의사 6명, 간호사 35명 이상 배치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의사 2명, 간호사 4명만 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무허가 대진의사 4명을 당직의사로 고용하고, 간호사 대신 야간전담 간호조무사를 채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재난대책본부는 세종병원 화재사고의 사망자를 51명으로 집계했으나, 이 가운데 사망원인이 불분명한 11명의 주검을 부검해, 화재에 따른 사망자를 46명으로 최종집계했다. 하지만 이들 중 2명의 부검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화재사고 사망자가 44명까지 줄어들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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