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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관계자 11명 입건

등록 2018-02-12 15:09수정 2018-02-12 15:29

당직의사, 보건소 관계자 등도 포함
수사본부 “사무장병원 조사에 집중”
지난달 26일 발생한 화재사고로 12일 현재 사망 48명, 부상 144명 등 192명의 인명피해를 낸 밀양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
지난달 26일 발생한 화재사고로 12일 현재 사망 48명, 부상 144명 등 192명의 인명피해를 낸 밀양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
12일 현재 사망 48명, 부상 144명 등 192명의 인명피해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수사본부는 세종병원을 운영하는 효성의료재단 손아무개(56) 이사장과 김아무개(38) 세종병원 총무과장을 구속하는 등 모두 11명을 입건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밀양경찰서에서 “지난달 26일 아침 7시31분 세종병원 1층 응급실 안 환복·탕비실 천장의 콘센트용 전기배선이 합선되면서 불이 난 것으로 결론 났다. 전기배선이 왜 합선됐는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구속된 손 이사장은 소방·전기시설을 부실관리해 인명피해를 발생(업무상 과실치사상)시키고, 병원 건물을 불법 증·개축(건축법 위반)했으며, 당직의료인을 배치하지 않은 채 무허가 의료인을 고용(의료법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김 총무과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다.

석아무개(53) 세종병원 병원장과 우아무개(59) 효성의료재단 행정이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세종병원은 야간 당직의사를 두지 않고, 다른 병원에 소속된 의사 4명을 경남도지사 허가 없이 당직의사로 사용했는데, 이와 관련해 이번 화재 때 숨진 민아무개(59) 의사를 제외한 3명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세종병원은 애초 비상발전기를 설치하지 않았다가, 지난 2012년 국무총리실 전기시설 점검에 적발돼 비상발전기를 설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때문에 세종병원은 같은 해 4월 비상발전기를 설치했는데, 고작 231만원에 구입한 10㎾ 220V짜리 중고 제품이었다. 그러나 세종병원은 20㎾ 220V짜리로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보건소에 제출했고, 발전기에 붙어있는 제원표시판도 20㎾ 380V로 위조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실제로 이 발전기는 작은 용량 때문에 수술실에만 연결된 상태였다.

하지만 밀양시보건소 담당자는 현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세종병원은 물론 비상발전기를 아예 설치하지 않은 세종요양병원까지 두 병원 모두 ‘비상발전기가 적합하다’는 출장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수사본부는 밀양시보건소 전·현직 의약계장 2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한수 수사본부 부본부장(경남경찰청 형사과장)은 “의료법인을 영리 목적으로 부당하게 이용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의 정황도 일부 드러났다. 관련자 신병처리를 끝내면, 사무장병원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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