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이 오는 7~13일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피해자들의 그림 등을 공개하는 ‘소녀들의 기억’ 전시회와 영화 상영회를 연다.
할머니들이 미술 치료와 여가 프로그램을 통해 그린 20여점이 전시된다. 할머니들이 당한 고통과 슬픔, 공포 등을 다룬 작품들이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1) 할머니의 삶을 다룬 이승현 감독의 영화 <에움길>도 6~7일 성동구청에서 두 차례 상영된다. 부산 출생인 이 할머니는 14살 때 중국 옌지(연길)로 끌려가 3년 동안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고, 해방 뒤 중국에 머물다가 2000년 귀국했다.
‘에움길’은 순우리말로 굽은 길, 멀리 둘러가는 길을 뜻한다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그는 “이 영화는 해방 이후 73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치유되지 못한 아픔을 안고 살아가시는 할머니들을 다뤘다. ‘성노예’라는 관점이 아닌, 우리 곁에 있던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제작했다. 할머니들의 삶을 기억하고 함께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다”고 말했다. 영화는 6일 오후 7시 성동구청 3층 대강당과 7일 오후 3시 성동구청 2층 온마을체험학습센터에서 각각 상영된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