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 영사관 앞 인도에 ‘평화의 소녀상‘이 강제철거 이틀만에 다시 들어서자 어린이들이 소녀상 손을 잡고 사진을 찍고있다. 지난 28일 오후 부산 동구청은 ‘불법 노상 적치물’이란 이유로 시민들이 설치한 소녀상을 철거했다 거센 비판을 받았고, 이날 오전 압류한 소녀상을 돌려주고 일본영사관 앞 설치를 허용했다. 부산/연합뉴스
31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중앙대로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권 퇴진 부산시국대회’ 참가자들이 ‘평화의 소녀상’(소녀상)이 자리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으로 행진할 수 있게 됐다. 부산경찰청이 일본영사관을 통과하는 행진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앞세워 부산시국대회 주최 쪽에 행진 금지통고처분했는데, 법원이 예외적 허용 사유에 해당한다며 경찰의 금지통고처분의 효력을 정지했기 때문이다.
부산지법은 31일 “부산시국대회 주최 쪽이 지난 2개월 동안 평화로운 집회를 위한 조처를 했고, 참가자들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평화로운 집회와 행진을 했다. 대규모 항의시위 등으로 외교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외교관을 위협한 사례도 없었고, 행진 날인 31일은 휴무일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경찰 금지통고처분의 효력 정지 이유를 밝혔다.
부산시국대회 주최 쪽은 “법원이 부산시민과 촛불의 힘을 인정하고 신뢰했다. 부산시민과 촛불의 힘과 승리이다. 질서 있고 평화로운, 성숙한 집회와 행진을 계속하겠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부역자 처벌 등이 이뤄질 때까지 집회와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부산 동구 초량동에 있는 일본영사관 앞 인도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사진 <민중의 소리> 제공
부산시국대회 주최 쪽은 집회를 마친 뒤 일본영사관을 지나 행진한 뒤 근처의 정발장군 동상에서 마무리집회 열 예정이다.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운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9시 일본영사관 앞에서 소녀상 제막식을 열 계획이다.
앞서 부산시국대회 주최 쪽은 지난 29일 부산경찰청에 31일 오후 6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서면 중앙대로에서 일본영사관 앞을 지나는 행진 구간을 내용으로 한 옥외집회 신고를 했다. 하지만, 부산경찰청은 지난 28일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철거 때 주최 쪽 사람들이 동구청 공무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했고, 외교기관에서 100m 이내 집회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앞세워 일본영사관 앞 100m까지만 행진을 허용했고, 부산시국대회 주최 쪽은 지난 30일 법원에 옥외집회 금지처분 취소소송과 금지처분 집행정지신청을 냈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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