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연합뉴스
새누리 윤진식·새정연 이시종 접전, 막판까지 긴장
윤진식 후보 1000자 호소문 내고, ‘박근혜’ 5번 언급
윤진식 후보 1000자 호소문 내고, ‘박근혜’ 5번 언급
“친구라믄서 왜들 그랴. 하나는 국회서, 다른 하나는 충북서 일하믄 좋잖혀. 둘다 충북의 인재인데 당췌 누굴 찍어야 하는겨?”
충북 청주 육거리 시장에서 만난 한 유권자의 말이다. 충주 출신 친구끼리의 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는 충북지사 선거는 윤진식(68) 새누리당 후보와 이시종(67)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투표함을 열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정도다.
여론조사도 널뛰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중앙일보> 조사에선 윤 후보 38.2%, 이 후보 36.2%로 윤 후보가 앞섰다. 다음날 <서울방송>·<문화방송> 조사에선 윤 후보 35.1%, 이 후보 43.2%로 바뀌었으며, 30일 <조선일보> 조사에선 윤 후보 34.5%, 이 후보 42.1%였다.
하지만 충북은 여론조사가 잘 맞지 않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시종 후보는 당시 정우택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24 대 1로 졌지만 결과는 이 후보가 승리했다. 숨어 있던 야권 성향 ‘정권 심판표’가 결집했다.
안형기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충주) 교수(행정학과)는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면 전반적으로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앞서 있는 듯하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정권 심판 분위기가 분명히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보수표들이 결집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충북의 딸 박근혜’가 충북지역 선거 중심에 섰다. 윤진식 충북지사 후보 등은 2일 오전 ‘충북도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냈다. 1000자 남짓한 호소문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다섯 차례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는~’,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관련) 노력하고 있습니다’, ‘충북의 딸 박근혜 대통령에게 힘을 몰아 달라’,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 주시고~’ 등의 표현이 문장마다 등장했다.
호소문에서 세월호와 관련해서는 ‘언제까지 슬픔에만 잠겨 충북 발전을 등한시 할 수 없습니다’, ‘지난 4년간 새민련이 장학한 무능한 지방 정부를 심판하고~’라며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정권 심판론을 넘어 지방 정부 심판론의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날 청주 성안길을 찾은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는 한 명, 한 명이 분노를 표로 말씀해 주셔야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다. 새누리당 윤 후보는 재판도 안 끝난 피고인 신분인데 표를 달라고 하고 있다”며 정부와 윤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정치학)는 “정당 지지도에서 20%정도 차이를 보이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데다 충북은 세월호, 사전투표율 등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구도로 보면 윤 후보가 유리하다. 하지만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청주·청원권에서 새정치연합 소속 국회의원들이 강세를 보이는 데다 6전6승을 한 선거 귀재 이 후보가 효율적인 선거 운동을 하고 있어 예측불허 접전 양상이다”라고 분석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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