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후보 비방·흑색선전 기승
근거 없는 정보 언론에 흘리고
SNS로 색깔론 무차별적 유포
근거 없는 정보 언론에 흘리고
SNS로 색깔론 무차별적 유포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로고송 방송, 확성기 유세 등의 ‘시끄러운’ 선거운동이 거리에서 사라진 대신 선거 막판에 상대 후보를 겨냥한 근거 없는 흑색선전물과 색깔론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8일째인 28일까지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는 ‘선거운동 소음’에 대해 항의하거나 신고하는 전화가 한 통도 걸려오지 않았다. 선거 때마다 낮에는 아파트 주민들이, 밤에는 야간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항의 전화를 많이 했지만, 이번만큼은 조용하다는 것이다.
반면, 비방·흑색 선거운동은 여전하다.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 쪽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어 “경찰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의 측근인 서아무개씨가 경찰의 (인천시) 평가조정담당관실 압수수색이 있기 직전에 시정 여론조사 관련 자료가 저장된 하드디스크 등을 파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장 측근의 구속영장 신청을 관권선거라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송 후보를 맹비난했다. 경찰은 “서씨의 하드디스크 파기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는 해명 자료를 냈다. 그러나 유 후보 쪽은 일부 기자들에게 ‘그냥 그대로 써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흑색선전도 기승을 부린다. 최대호 새정치민주연합 안양시장 후보는 이날 “어제와 오늘 ‘최대호 안양시장 측근이 내 돈 수십억원을 가로챘다’는 등의 허위 내용이 담긴 흑색선전물과 근거가 불분명한 여론조사 내용이 인터넷은 물론 지역신문을 통해 안양 시내 아파트 단지에 수십만부가 조직적으로 살포됐다”며 최아무개씨 등 3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파주시장 선거에서는 이인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친동생(43)이 새누리당과 무소속 경쟁 후보들을 겨냥해 ‘돈을 갈취한 파렴치범이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보내다 지난 23일 경찰에 구속됐다.
색깔론 등 상대 후보 흠집내기도 노골화하고 있다. 수원시장 선거에서는 ‘아르오(RO) 조직에 시민 혈세를 지원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등 노골적으로 상대 후보를 ‘색깔론’으로 몰아가는 시리즈 형태의 퀴즈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뿌려지고 있다. 최근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는 일부 후보들이 혁신학교를 ‘붉은 학교’라고 공격했으며, 진보 진영의 이재정 후보를 겨냥한 색깔론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는 “세월호 여파 탓인지 선거운동이 조용해졌는데, 선거운동 기간이 짧은 탓에 자극적인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몰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용덕 김영환 박경만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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