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시민들이 6·4 지방선거의 중심에 나서고 있다. 유권자 운동 기구를 꾸려 좋은 정책과 후보를 뽑아 시민들에게 알리는가 하면 부정선거 감시, 투표 참여 등 유권자 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충북지역 시민들은 14일 충북도청에서 충북시민정치네트워크(시민정치)를 꾸렸다. 시민정치에는 정지성 문화사랑모임 대표, 정구인 충북여성정치세력연대 대표, 김인규 한겨레가족 청주모임 대표 등 시민단체 대표와 활동가 등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 공약을 개발해 제안하고, 각 후보자가 내놓은 공약 등을 평가해 시민들에게 알려나갈 참이다. 또 시민후보를 뽑아 지지·당선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날 김현기(청주)·박종영(괴산)·이상정(음성) 등 기초의회 선거에 나선 무소속 후보 3명을 시민후보로 추천했으며, 정책·공약 등을 평가한 뒤 정당 공천 후보 가운데서 ‘좋은 후보’를 뽑아 ‘온-오프’ 지지 운동을 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월 천안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꾸린 천안시민정치참여네트워크도 후보자의 정책 비전과 자질, 시민공약 이행 의지 등을 검증해 이날 무소속 박성호(55·천안시장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인치견(49·천안시의원 나선거구), 통합진보당 정한구(48·천안시의원 라선거구)씨 등 시민후보 3명을 발표했다. 앞서 13일 이 단체는 시민 주도 생활자치 행정, 안전한 도시와 사회복지 공동체, 역내 선순환과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경제구조 개선 등 5가지 틀로 이뤄진 시민 정책·공약도 내놨다.

강원 춘천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교수, 대학생, 주부 등 100여명이 참여한 ‘시민이 주인인 춘천 만들기’는 지난달 30일 ‘시민공약집’을 만들어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공약집에는 △지자체 정보공개 강화 △약 처방 없는 병원 운영 △공영자전거제 운영 등이 담겼다. 춘천지역 무소속 후보들이 꾸린 ‘지역정치독립연대’는 지난 7일 시민공약집에서 제시된 83개 세부 공약을 수용하기로 했다. 강릉에서도 지난 13일 시민·노동단체들이 꾸린 ‘좋은 정책, 좋은 후보, 좋은 정치 실현을 위한 좋은 연대’가 지역농작물 최저가 보장제 도입 등 지역 핵심의제 9개와 추진과제 30개를 발표했다. 이들은 반태연·김남형·기세남·유현민 등 기초의회 후보 4명을 좋은 후보로 뽑았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34곳으로 이뤄진 ‘2014 지방선거 대전유권자 네트워크’는 정책 발굴과 함께 유권자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2일 시민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타운홀 미팅’을 통해 과학과 연계한 문화·축제산업 등을 시민의제로 정했으며, 후보들에게 이들 의제 채택을 주문했다. 이들은 ‘정책 장터’를 열어 대전시장 후보들이 시민들에게 제안한 정책을 구매하는 정책 시장도 준비하고 있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이 원하는 공약을 후보에게 요구하고, 선거에 참여해 위기에 처한 지방자치를 살리기 위한 시민의 권리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성 충북시민정치 대표는 “정치인·정당 등에 끌려가는 지방정치가 아니라 시민이 주도하는 생활 정치를 위해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후보·정책 발굴, 선거 참여, 개표 감시, 행정 감사, 지역 정당 토대 마련 등 풀뿌리 지방자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송인걸 전진식 박수혁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