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동네 생활정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40대 시민운동가들이 6·4 지방선거에 구의원으로 출마한다.

박필순(40) 녹색당 광주시당준비위원장은 15일 오전 11시 광주시 북구 일곡동 우체국 사거리 공원에서 북구의원(삼각·일곡동)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박 위원장은 시당준비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기초의회에 출마하는 이유에 대해 “풀뿌리 정치를 지향해온 정당인 만큼 동네에서 생활정치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박 예비후보는 전 ‘한새봉 논두레’ 사무국장으로 ‘개구리 논’이라는 이름으로 도심농사를 시작했다. 일곡동 한새봉을 통과하는 북부순환도로 저지 반대화 운동에 앞장서 노선 변경과 대체도로 건설 약속을 받아냈다. 그는 “마을거점형 방과후 교육센터를 설립해 사교육 걱정을 줄여주고 청소년 문화공간 유치에 힘을 쏟겠으며, 청소년 먹을거리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용재(44) 광주시민센터 집행위원장도 광산구의원 라선거구(신가, 수완, 하남, 임곡동)에 정의당 후보로 출마한다. 광주시민센터 집행위원장과 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위원장을 맡아온 그는 “시민운동가 10년의 열정을 광산구의회에서 펼쳐 보이겠다”고 밝혔다. 2003년 광산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해 광주 최초의 어린이도서관 개관, 공부방 건립 운영 등 참신한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중소상인살리기 광주네트워크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대기업 대형마트의 지역상권 진출을 막는 데 큰 구실을 했다.

김광란(43) 투게더광산나눔문화재단 참여이사는 광산구의원 다선거구(운남, 월곡1·2, 우산, 신흥동)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예비후보는 광산구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더불어락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중요한 노릇을 했다. 김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 한 벽면은 주민들의 의견이 적힌 쪽지로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다. 구정을 토론하고 현장 투표로 결정하는 주민만민공동회와 마을학교인 주민자치학당,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설립 등 신선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광주 남구 효덕동 송화마을에서 발행했던 동네신문 <함꾸네> 편집장을 지냈던 마을운동가 임승호(45)씨도 광주 남구의회 라선거구(봉선2, 효덕, 송암, 대촌동)에 무소속 후보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두리공동체를 운영하면서 로컬푸드운동과 협동조합운동을 해온 그는 선거사무원이나 사무장, 회계책임자를 겸해 돈 안 드는 선거를 치를 생각이다. 그는 “선거유세차와 확성기도 사용하지 않고, 되도록 운동원도 없이 선거운동을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명함만 건네며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 ‘1000개의 명령’으로 취합할 방침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