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8년전 비극’의 크레인 올라 고공농성

등록 2011-01-07 09:40수정 2011-11-01 14:15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3도크 옆 선박 크레인 운전석(35m) 옆에서 아래쪽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3도크 옆 선박 크레인 운전석(35m) 옆에서 아래쪽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 “한진중 정리해고 철회를”
2003년 노조위원장이 129일 투쟁하다 숨진 곳
김진숙(51)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선박 크레인에 올라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6일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노조 사무실 옆 생활관에서 노조원들과 밤샘농성을 벌이다 새벽 1시50분께 혼자 몰래 빠져나온 뒤 침낭과 전기장판, 생수 1통 등을 넣은 배낭을 어깨에 둘러메고 새벽 3시10분께 영도조선소 안 3도크 옆 선박 크레인(35m)에 올라갔다.

김씨가 올라간 곳은 김주익 전 노조위원장이 2003년 10월17일부터 129일 동안 농성을 벌이다 스스로 목을 매 숨졌던 곳이다. 평소 작업을 마친 노동자들이 크레인 기계실과 운전석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쪽으로 외부인이 접근하는 막기 위해 자물쇠로 출입문을 잠갔으나 용접공 출신인 김씨는 미리 준비했던 도구로 1시간여 동안 쇠로 된 자물쇠 연결 부위를 자른 뒤 크레인 안 사다리를 타고 운전석까지 올라갔다.

김씨는 <한겨레> 기자와의 휴대전화 통화에서 “회사가 지난해 2월 정리해고를 하지 않겠다고 노조와 합의하고서는 1년도 지나지 않아 400명을 정리해고하려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농성에 들어갔다”며 “회사가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스스로 내려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1981년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한 뒤 86년 노조 대의원 활동을 하다가 상사 명령 불복종 등의 이유로 해고됐다. 한진중공업이 89년 대한조선공사를 인수한 뒤에도 출근투쟁 등 복직투쟁을 벌였다. 특히 지난해 1월 회사 쪽의 정리해고 방침에 항의하며 24일 동안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김씨의 고공농성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노조 쪽은 경찰의 강제진압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김씨가 농성중인 크레인 근처에 노조원들을 배치했다. 또 김씨가 농성중인 크레인 아래에서 집회를 열며 결의를 다졌다. 김씨의 고공농성으로 4~5일에 이어 6일에 열기로 했던 노사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채길용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이런 분위기에서는 협상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김씨는 대한조선공사를 인수하기 전에 해고돼 한진중공업의 직원이 아니므로 크레인 농성을 계속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화익 부산고용노동청장은 이날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노조지회장 채씨와 회사 이재용 대표를 차례로 만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