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정부 민원처리 행정망 ‘먹통’…주민등록등본 등 발급업무 중단

등록 2023-11-17 22:30수정 2023-11-18 12:53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17일 오전 서울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내 무인민원발급기에 네트워크 장애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17일 오전 서울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내 무인민원발급기에 네트워크 장애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전국 지방자치단체 민원 창구와 정부 인터넷 민원서류 사이트의 서류 발급 서비스가 17일 종일 중단됐다. 내부 행정전산망의 작동 오류 때문이라는 게 행정안전부 설명이었다. 부동산과 금융 관련 일처리를 위해 주민등록 등·초본 등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던 시민들은 극심한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 주무 부처인 행안부는 관공서 민원 업무 마감시각인 오후 6시가 다 되어서야 ‘통신장애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납부기한 연장 등의 조처를 취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행안부는 17일 “공무원들이 민원 처리를 할 때 사용하는 행정전산망인 ‘시도새올 행정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민원서류 발급 업무가 멈췄다”며 “인증 시스템을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정확한 원인과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전산망인 ‘시도새올 행정 시스템’은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사용하는 폐쇄형 행정전산망으로, 공무원들은 이 시스템에 접속해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해준다.

행정 시스템 먹통의 여파는 온라인 민원서류를 발급할 수 있는 누리집 ‘정부24’에도 미쳤다. 행안부 관계자는 “외부에서 인터넷으로 서류를 발급받으려고 해도 민원인들이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정부망에 접속해야 하는데, 정부망 자체가 작동하지 않으니 인터넷 발급도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전 내내 접속 지연을 보이던 정부24는 오후 1시55분부터 서비스가 아예 중단되면서 정부의 온·오프라인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가 모두 ‘먹통’이 됐다. 법원이 운영하는 인터넷등기소도 이날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 장애로 인해 간헐적으로 인터넷등기소 일부 서비스가 불가하다”라는 공지를 띄웠다.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던 시민들은 온·오프라인 서비스가 모두 중단되자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3시쯤 서울 은평구 진관동 주민센터를 찾은 직장인 박서희(26)씨는 “전입신고를 해야 (대항권 등) 효력이 발생하니까 오늘 꼭 해야 한다. 오늘 못 하면 불리해질 수 있으니 계속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오전부터 주민센터 근처에 머물렀다는 전홍필(60)씨는 “한남동에서 공사를 하는데 허가를 맡으려면 구청에 인감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아침 일찍 왔는데 발급이 안 된다고 해서 2시간을 기다렸다. 점심 먹고 왔는데도 안 된다고 한다”며 답답해했다.

가족의 화장 절차에 필요한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받지 못해 난감해하는 이도 있었다. 남편의 화장 문제로 주민센터를 찾았다는 이아무개(56)씨는 “화장이 일요일 아침이라 오늘이 아니면 방법이 없다. 망자의 마지막 길을 망치게 될까 무섭다”고 했다. 이씨는 임시 서류라도 만들어 도장을 찍어달라고 통사정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서울 구로구의 중고차 매매 단지에서도 차량소유권 이전에 필요한 인감증명서가 발급되지 않아 거래가 차질을 빚었다. 중고차 업체 대표 ㄱ씨는 “중고차 사업 10년을 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다. 아이티 선진국인 대한민국 전산망이 갑자기 마비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행안부는 이날 오후 5시39분 보도자료를 내어 “통신장애로 인한 불이익이 없도록, 주민센터에서 처리되는 납부·신고 등의 공공 민원은 납부기한을 장애가 복구되는 시점까지 연장하고, 확정일자 등 즉시 처리가 필요한 민원은 민원실에서 수기로 접수한 뒤 소급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현정 손지민 김가윤 고경주 기자 sprr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명태균 모교 창원대 “선배님은 수치입니다”…윤 퇴진 대자보 1.

명태균 모교 창원대 “선배님은 수치입니다”…윤 퇴진 대자보

명태균 변호인 “명씨 억울한 부분 있어 무료변론” 2.

명태균 변호인 “명씨 억울한 부분 있어 무료변론”

‘한국의 코스타 델 솔’ 꿈꾸던 시흥 거북섬…“유령섬이나 다름없죠” 3.

‘한국의 코스타 델 솔’ 꿈꾸던 시흥 거북섬…“유령섬이나 다름없죠”

한라산 4t ‘뽀빠이 돌’ 훔치려…1t 트럭에 운반하다 등산로에 쿵 4.

한라산 4t ‘뽀빠이 돌’ 훔치려…1t 트럭에 운반하다 등산로에 쿵

이런 감나무 가로수 봤어?…영동, 1만9천 그루에 수백만개 주렁 5.

이런 감나무 가로수 봤어?…영동, 1만9천 그루에 수백만개 주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