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17일 오전 서울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내 통합민원발급기에 네트워크 장애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17일 정부 행정전산망에서 갑자기 발생한 오류로 전국적으로 시중은행 업무에도 일부 차질이 일어났다. 신규계좌개설과 대출 신청업무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모두 본인 확인이 필요한 업무를 중심으로 혼란 양상이 은행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날 은행권 설명을 종합하면, 오전 9시부터 민원 처리에 사용되는 행정전산망 ‘새올’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신분증 진위 확인 등 본인 확인이 필요한 은행 업무에도 문제가 생겼다. 오류가 발생한 전산망은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사용하는 폐쇄형 행정 전산망으로, 이에 따라 주민센터의 서류 발급 서비스 등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은행 업무도 온라인·오프라인 양쪽에서 차질이 발생했다. 신분증 본인 확인은 신규 계좌 개설, 대출 신청 등에서 필수 절차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새로 계좌를 개설하려는 고객이 있다면, 애플리케이션에서 고객이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등 신분증을 촬영하도록 한다. 은행은 이렇게 촬영된 신분증의 진위를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행정안전부를 통하게 돼 있다. 오프라인 영업점 현장 창구에서도 신분증을 스캔해 마찬가지로 위조 여부 등을 확인한다.
이 때문에 행안부 전산망이 먹통이 되면서 온라인뿐 아니라 일반 영업지점 창구에서도 본인 확인 과정에서 문제가 다수 발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쪽 전산망에서 확인 진행을 해줘야만 하는 거라 애플리케이션은 물론이고 영업점에서도 신분증 진위 확인 등이 불가능해진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엄청 큰 사고 같다”며 “다만 인감도장으로 본인 확인하는 절차나 입출금 등은 되고, 모바일뱅킹 이체 송금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운전면허증의 경우 행안부가 아닌 경찰청 소관이어서 교통민원24(이파인) 누리집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고 정부24 자동응답서비스(ARS)에서도 주민등록증 본인 확인이 가능해 일부 오프라인 영업점에서는 이런 대체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창구에서 신분증을 스캔하는 기존 방식보다는 시간이 걸리다 보니 절차가 더디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한편, 신분증 확인 외에 금융권에서 카드 발급이나 대출심사를 위해 정보를 받아오는 절차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소득 확인 등을 위해 행안부 공공마이데이터에서 건강보험료 등의 정보를 가져와야 하는데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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