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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주차장 침수 참변…2명 구조했지만 최소 8명 실종·생사불명

등록 2022-09-06 22:21수정 2022-09-07 04:46

한 아파트서 최소 8명 실종·생사불명
‘차 빼달라’ 안내방송에 지하로
에어포켓서 버틴 2명 구사일생
한밤 수색중 의식없는 6명 발견
다른 아파트 지하서도 1명 숨져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잠긴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6일 저녁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 중 두번째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잠긴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6일 저녁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 중 두번째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벗어나기 직전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단지 지하 주차장에서 7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시간 동안 100㎜를 웃도는 집중호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해 침수 피해가 우려되자 주차된 차를 옮기려고 지하로 내려간 주민들이 한꺼번에 화를 당한 것이다. 실종자 중 2명은 고립 이후 각각 13시간, 14시간 만에 구조됐으나 3명은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됐다. 나머지 실종자 2명의 생사는 6일 밤 10시30분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하에 주차된 차를 옮기라는 아파트 관리사무실의 안내 방송을 듣고 주차장으로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힌남노 영향으로 주차장 실종자 2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사망 3명, 실종 3명 등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된 가운데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 중 첫번째(왼쪽 사진)와 두번째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된 가운데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 중 첫번째(왼쪽 사진)와 두번째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포항시와 소방당국 말을 종합하면, 관할 소방서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건 아침 7시 41분쯤이다. 포항시 남구 인덕동의 ㅇ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간 가족이 연락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소방당국은 7명이 갑자기 밀려든 물에 지하 주차장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고 현장에 갇혔다고 추정했다. 주차장은 출입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침수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은 이날 아침 6시30분께 지하 주차장 침수가 우려된다며 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하라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했을 때 지하 1층 100면 규모인 주차장 전체가 물로 가득 찬 상태였다”고 말했다. 실종자 중 전아무개(39)씨는 저녁 8시15분께, 김아무개(52)씨는 밤 9시41분께 구조됐다. 전씨와 김씨는 주차장 내부 천장에 에어포켓같이 형성된 공간에서 떠다니는 파이프나 배관을 잡고 있다가 구조대가 쏜 빛을 보고 나왔다고 소방당국은 구조 경위를 설명했다. 밤 10시 이후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6명은 애초 소방당국에 접수된 실종자 명단에는 없었다.

 지하 주차장 사고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ㅅ아파트에서도 있었다. 소방당국은 이 아파트에 사는 66살 여성이 오전 9시40분께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배수·수색 작업에 나섰으나, 실종 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며 내린 폭우로 잠긴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밖으로 옮기려고 들어갔던 주민 7명이 실종된 경북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해병대 수색대원들이 물빼기 작업을 하며 물높이를 확인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태풍 힌남노가 지나며 내린 폭우로 잠긴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밖으로 옮기려고 들어갔던 주민 7명이 실종된 경북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해병대 수색대원들이 물빼기 작업을 하며 물높이를 확인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날 새벽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는 2003년 태풍 매미보다는 작지만 적지 않은 인명·재산 피해를 낳았다. 특히 시간당 강수량 기준으로 비가 많이 내린 포항과 경주 쪽에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사망자는 두 지역에서만 나왔다. 사망자 중 1명은 오전 11시께 경주 진형동의 한 주택에서 흙더미에 매몰된 채 발견된 80대 여성이다. 소방당국은 “벽과 창문이 토압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토사가 집 안으로 밀려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아침 7시57분께 포항시 남구 오천읍 도로에선 7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밖에 실종자는 울산에서도 1명 나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오후 6시 기준)를 보면, 침수·낙과 등 농작물 피해 면적도 3815헥타르(㏊)에 이른다. 경남과 제주에 작물 피해가 집중됐다. 주택과 상가 침수도 전국에 모두 80건이 있으며 서귀포시와 영광군, 보령시에선 4척의 선박이 전복됐다. 학교 등 교육시설도 134곳 피해를 입었다.

 지난 3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윗세오름) 1059.0㎜, 경북 경주 447.5㎜, 경북 포항 418.2㎜, 울산 385.5㎜ 등이다. 최대 순간 풍속은 경남 통영에서 새벽 2시43분 초속 37.4m, 제주시에서 0시14분 초속 37.3m, 전북 군산시에서 새벽 3시41분 초속 33.1m로 관측됐다. 

김규현 이정하 김선식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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