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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늑대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등록 2021-01-10 10:30수정 2021-01-10 12:54

[애니멀피플]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
이탈리아 늑대와 유니크레딧 타워, 76x57cm, 종이에 수채, 2018
이탈리아 늑대와 유니크레딧 타워, 76x57cm, 종이에 수채, 2018

이탈리아 늑대: 멸종 취약 단계
유니크레딧 타워: 231m, 밀라노, 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 늑대는 고대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동물이다. 이탈리아 세리에 리그의 명문 구단인 AS로마의 심볼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늑대는 몸집이 작은 편으로 어깨 높이 70cm, 몸길이가 150cm에 이르고 무게는 암컷 30kg, 수컷 35kg 정도다. 전체적으로 회갈색이며 다리 안쪽과 배는 흰색이고 등과 앞다리 앞쪽에서 뚜렷한 검은색을 볼 수 있다.

과거 시칠리아를 포함한 이탈리아 전역에 서식했지만 현재는 주로 아펜니노 산맥에 서식한다. 유럽에서 가장 깨끗한 지역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초주의 국립공원과 칼라브리아주의 폴리노 국립공원 등에 가장 많은 개체가 살고 있다.

2018년 국제자연보전연맹의 보고에 따르면, 이탈리아 반도에 서식하는 늑대는 1100~2400마리로 추정된다. 1970년대 초에는 100여 마리에 불과했다.

1976년 이후 이탈리아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 정책 아래 1983년 220마리, 2006년 500~800마리로 증가했다. 이탈리아 늑대는 1992년에 늑대 멸종 지역인 프랑스에서 발견되었고 1995년에 스위스, 2006년에 독일에서도 확인됐다.

이탈리아 늑대, 종이에 연필, 2018
이탈리아 늑대, 종이에 연필, 2018

유럽 전역에 널리 분포했던 늑대는 인간 정착지의 확장과 조직적인 사냥 등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멸종해 20세기 중반에는 이탈리아 중부, 이베리아 북서부, 발트해 연안 지역, 발칸 반도의 산악 지역 등에만 남아 있었다.

1950년대 이후, 전통적인 목축과 농업이 쇠퇴하면서 가축을 해치는 유해동물이라는 인식이 사라졌고 개체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1979년부터 유럽의 야생동물 및 자연 서식지 보전에 관한 베른 협약에 따라 보호받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거의 모든 유럽 국가에 늑대가 다시 돌아왔다. 프랑스에서는 1992년 이탈리아를 통해 들어와 정착한 늑대의 수가 2018년 360여 마리로 증가했다. 양과 염소 등의 가축 피해가 늘자 목축업자들이 시위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울타리 설치나 경비견을 두는 비용과 가축 피해로 인한 재산상 손실을 보상하는 늑대와의 공존 방식을 선택했다. 2019년 네덜란드에도 140년 만에 늑대가 돌아와 정착했다. 독일에서는 가장 성공적으로 늑대가 번식하고 있다.

“우리는 늑대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 마리의 늑대에게 양들을 잃고 12km의 전기 울타리를 설치한 프랑스 한 농장주의 말이다. 과거에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생물자원 보존이 동식물 보호의 목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차원에서 동식물 자체의 생존권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동반된다. 특히 동물도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보유한다는 주장이 담긴 동물권이 중요해졌다.

야생 동물 보호는 공중보건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인간의 삶이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침범하고 잠식하면서 야생에서 순환하던 바이러스가 동물을 매개로 인간에게 넘어오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박쥐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겨지는 코로나 19가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인간에 의해 처참히 훼손되고 착취당하던 자연의 반격이다. 우리는 자연 앞에 더 겸허해지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장노아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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