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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1만4000년을 살다 140년만에 사라졌다

등록 2019-10-02 15:23수정 2019-10-02 15:40

[애니멀피플]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와 타이베이 101, 종이에 수채, 76X57cm, 2014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와 타이베이 101, 종이에 수채, 76X57cm, 2014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 절멸 1936

타이베이 101: 508m, 타이베이, 대만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는 태즈메이니아 섬에 살았던 육식동물로 대형 유대목에 속한다. 얼핏 보면 개를 닮았고 해부학적으로도 유사하지만 별개의 종이다. 뒤쪽으로 개방된 새끼주머니를 지녔고 짧은 다리에 꼬리는 길고 뻣뻣했다. 쫑긋한 귀와 기다란 주둥이, 강한 턱과 이빨을 지녔으며 털 색깔은 전반적으로 황갈색이었다. 등에서 꼬리 끝까지 15~20개의 짙은 줄무늬가 있어 태즈메이니아호랑이로 불리기도 한다.

1803년, 영국인들이 죄수와 개와 양을 데리고 오스트레일리아의 태즈메이니아 섬에 정착했다. 목초지가 끝없이 펼쳐진 섬이라 양 축산업이 번창했다. 탈출한 죄수들이 산적이 되어 양을 훔쳤고 목장에서 도망친 개들과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들도 양을 잡아먹었다.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는 섬의 정착민들에게 굉장히 낯설고 이상한 동물이었고 모든 피해의 원흉이자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1930년, 양과 소를 대규모로 방목하던 회사가 포상금을 걸고 사냥에 나섰다. 농장주들이 정부에 항의하자 정부 차원의 포상금 사냥도 시작되었다. 무자비한 학살은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가 더는 잡히지 않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종이에 연필, 2014
종이에 연필, 2014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는 1930년 야생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대량학살, 서식지 상실, 외래종인 개와의 먹이 경쟁, 가축으로부터 전해진 새로운 질병 등이 원인이었다. 런던 동물원이 150파운드에 사들여 사육하던 한 마리가 1931년에 죽었다. 마지막 개체들은 호바트 동물원에서 사육되던 어미와 새끼였다. 한 마리가 1935년에 죽었고 마지막 한 마리는 1936년 9월 7일에 죽었다.

법적 보호 조치는 마지막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가 세상을 떠난 1936년에야 뒤늦게 내려졌다. 1만4000여 년 전부터 육지와 단절된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오랜 세월 살아왔던 이 고유종은 사람들이 섬에 들어온 지 불과 140여 년 만에 세상에서 사라졌다.

비교적 최근에 멸종했기 때문에 사냥꾼이 촬영한 사진이나 동물원에서 찍힌 사진과 영상 자료가 꽤 남아 있다. 사육장 안에 어미와 새끼 세 마리가 함께 있는 사진 한장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들은 엉덩이를 벽에 바짝 붙이고 쪼르르 나란히 앉아 호기심과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앞쪽을 응시하고 있다. 1만여 년 이상 살아온 땅에서 불청객으로 전락해 그저 숲 속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이 동물 가족은 영문도 모른 채 우리에 갇혀 한 마리씩 죽어갔다. 소중한 삶과 터전을 잃는 고통은 인간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장노아 화가

Tasmanian Wolf and Taipei 101

Tasmanian Wolf : Extinct in 1936

Taipei 101 : 508m, Taipei, Taiwan

he Tasmanian wolf was the largest known carnivore on Tasmania, and it lived nowhere else. It is commonly known as Tasmanian tiger because it had fifteen to twenty dark strips from the back to the end of the tail. The Tasmanian wolf lived for a long time on Tasmania, which had become separated from the Australian mainland about 14,000 years ago due to rising sea levels, but it went extinct only 140 years after British settlement of Tasmania began. Slaughter, loss of habitats, competition over food sources with dogs brought by settlers, and exposure to new diseases from livestock were all factors in the extinction of the Tasmanian wolf. The last Tasmanian wolf in the wild was shot to death in the 1930s, and a mother Tasmanian wolf and pup kept at the Hobart Zoo were the last Tasmanian wolves to ever survive on earth. On September 7, 1936, the last Tasmanian wolf died at the Hobart Zoo. Regretfully, the Tasmanian Wolf Protection Act was introduced only that sam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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