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유치원 개근상을 받고 싶은 개

등록 2018-02-13 12:18수정 2018-03-05 14:20

[애니멀피플] 애피의 에피소드 ⑨ 한지완씨와 ‘헤미’
활동량 많은 1살 믹스견 ‘헤미’
반려인도 지치는 장시간 산책은 기본
유치원서 친구들과 더 놀고 싶어
귀가길 가슴끈 풀고 도망친 적도
공원에 산책 나간 헤미가 지쳐 주저 앉은 반려인에게 더 걷자고 채근하고 있다.
공원에 산책 나간 헤미가 지쳐 주저 앉은 반려인에게 더 걷자고 채근하고 있다.
이제 갓 1살이 넘은 개 ‘헤미’는 드라마 작가 한지완씨와 함께 산다. 활동성이 좋아 매일 산책을 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헤미는 한씨가 마감으로 바쁠 때는 집 근처 반려견 유치원에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어릴 적부터 ‘사회생활’을 해서 그런지 유독 사회성이 좋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단다.

-이름이 헤미인 까닭은.

“처음 만났을 때 ‘봉순이’ 같은 옛스러운 이름이나 유명한 작가 이름을 붙이고 싶었는데, 만나자마자 헤밍웨이가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름이 너무 길어서 고민이 됐다. 헤미를 분양하는 데 도움을 준 배우 김아무개씨가 옆에서 보더니 ‘그럼, 줄여서 헤미라고 하면 어떠냐’고 하길래, 그 길로 헤미가 됐다. 그런데 웃긴 건 봉순아, 라고 불러도 돌아본다.”

-이름도 독특하지만 외모도 특별한 것 같다.

“믹스 중의 믹스인 것 같다. 엄마는 치와와 믹스인데 치와와의 특성이 남아 있지만 덩치가 좀 큰 편이었다. 아빠는 확인할 수 없다. 엄마가 서울숲의 폐쇄된 승마장에 버려진 유기견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돌보고 있었는데 어느날 3일 정도 사라졌다고 하더라. 출산해 강아지 넷을 품고 다시 나타났다. 밥을 주던 한 집에서 엄마와 아이들을 거뒀고, 강아지들을 좀 키운 다음 분양했는데 그게 헤미다. 어릴 땐 꼭 보더콜리 새끼 같았는데 지금은 잉글리시 쉽독 같기도 하고 얼굴은 슈나우저랑 꼭 닮았고, 동물병원 선생님들은 테리어 종이 섞인 것 같다고 하기도 하더라. 자매가 4마리인데 신기하게도 다 다른 종의 개 같이 생겼다.”

헤미는 나가 놀고 싶으면 사고를 친다. 책상에 올려둔 장식품을 흐트려놓았다.
헤미는 나가 놀고 싶으면 사고를 친다. 책상에 올려둔 장식품을 흐트려놓았다.
-반려견 유치원 생활을 즐거워 한다고.

“헤미는 먹는 것보다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 간식 달라고 보채진 않는데 산책하자고는 보챈다. 2시간씩 산책해도 집에 들어오려 하지 않을 때도 있다. 마감에 쫓겨 매일 산책시켜줄 여력이 안되면 동네에 있는 반려견 유치원에 보낸다. 유치원은 대형견반과 소형견반으로 나뉘어 있는데, 헤미는 소형견반이다. 그 반에서 체격도 큰 편이고 자주 다녀 훈련사들과 친하다보니 대장 노릇을 하는 모양이더라. 얼마 전에는 유치원에서 집으로 데리고 오는데 줄을 풀고 도망쳤다. 갑자기 멈춰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더니 가슴줄을 풀고 유치원 방향으로 달렸다. 도보로 20분 걸리는 거리를, 보채는 애 안고 달래며 오느라 1시간30분이 걸렸다.”

-유치원에 좋아하는 친구가 있나.

“박사랑 꼴통. 어릴 때는 박사라는 개랑 친했는데 지금은 꼴통이라는 친구랑 친하다. 그래서인지 점점 말을 안 듣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한번은 유치원에 가서 노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들어가자마자 활짝 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친구들이랑 자기가 노는 거 보란 듯이 자꾸 돌아보며 나를 확인하더라.”

-성격이 착하고 건강한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가끔 사고를 친다. 고양이처럼 얌전하게 지내다가도 산책을 못 나간 날이나 혼자 집에 있을 때면 내 안경이며 플라스틱 가위 손잡이 따위를 다 씹어 놓더라. 개를 키우며 내가 행복하고 좋다는 생각보다 고맙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반려인 한지완씨의 발목에 헤미가 뛰어노는 모습을 새겨넣었다.
반려인 한지완씨의 발목에 헤미가 뛰어노는 모습을 새겨넣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1600㎞ 날아가 날개 부러진 채 발견된 21살 매의 노익장 1.

1600㎞ 날아가 날개 부러진 채 발견된 21살 매의 노익장

노화의 3가지 수의학적 지표…우리 멍냥이는 ‘어르신’일까 2.

노화의 3가지 수의학적 지표…우리 멍냥이는 ‘어르신’일까

새끼 지키려, 날개 부러진 척한다…댕기물떼새의 영리한 유인 기술 3.

새끼 지키려, 날개 부러진 척한다…댕기물떼새의 영리한 유인 기술

아부지 차 뽑았다, 히끄야…첫 행선지는? 4.

아부지 차 뽑았다, 히끄야…첫 행선지는?

서두르지 마세요…반려동물의 ‘마지막 소풍’ 배웅하는 법 5.

서두르지 마세요…반려동물의 ‘마지막 소풍’ 배웅하는 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