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의 한 주택에서 앞발에 골절을 당한 반려견을 동물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한밤중에 보호자에게 마구 두들겨 맞은 반려견이 이웃의 신고로 강제격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일 밤 10시30분께 주한 외국인이 주로 모이는 페이스북 ‘애니멀 레스큐 네트워크 코리아’에 동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경북 경산의 한 빌라촌 건물 베란다 너머로 30~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강아지를 때리는 모습이었다. 검은 그림자로 비치는 영상에서 이 남성은 욕을 하며 막대기 같은 물건으로 강아지를 때렸고, 강아지는 신음소리를 냈다.
게시물을 확인한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현장에 구조팀 3명을 보내고, 해당 사건을 동물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10일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새벽 4시40분께 경찰과 함께 해당 주택을 방문했다. 학대 정황이 분명해 우선 강아지를 보호자와 격리해 데려왔다”고 말했다. 동물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반려견은 10개월 된 믹스견 수컷이었다. 앞발이 골절됐고, 각막 출혈도 보였다. 유영재 대표는 “심하면 안구를 적출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의 한 주택에서 폭행을 당한 반려견이 구조되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강아지가 지속해서 학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에도 이런 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이웃 제보자가 말했고, 반려견에는 앞발이 찢어졌다가 아문 상처도 있었다.
현재 반려견은 수액을 맞으며 동물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속적인 학대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13일 경산경찰서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반려견 보호자를 고발할 계획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