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연달아 아기 고양이 토막 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잇따라 고양이 토막 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이례적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벌이고 있다.
8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마포구 일대에서 어린 고양이의 사체가 훼손돼 발견된 일이 세 건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마포구 안에서 비슷한 형태로 동물을 학대한 정황이 있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수사관 한 명이 담당하기에는 검토해야 할 자료들이 많아 팀 단위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확보한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통해 다각도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고양이 토막 사체’가 맨 처음 발견된 것은 마포구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평소 길고양이를 돌보던 한 주민이 지난달 19일 밤 주차된 자동차 아래서 새끼 고양이의 사체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고양이 사체는 머리를 포함한 상반신과 완벽하게 잘린 꼬리만 발견됐다. 이 주민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서 유사한 방식의 고양이 살해 사건이 3년째 반복되고 있다. 2018년 8월과 지난해 10월에도 머리 부분이 심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고 동물자유연대에 제보했다.
지난달 19일 마포구 한 아파트 단지내에서 발견된 고양이 토막 사체. 동물자유연대 제공
비슷한 시기 마포구 다른 지역에서도 잔혹한 동물 학대가 의심되는 새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5월27일 마포구 서교동 성미산로 인근 한 상가 앞에서 토막 난 삼색 새끼 고양이의 사체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고 4일 밝혔다. 발견 당시 고양이는 머리, 각각의 앞발, 하복부와 뒷다리 등 총 네 토막으로 절단되어 있었다.
카라는 공식 SNS를 통해 “목격자가 곧바로 경찰과 카라에 사건을 제보하여 부패하기 전 사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체 절단 면의 피부가 예리한 도구로 잘려 있고, 뼈가 외부 충격에 의해 부러졌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사람의 소행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카라는 정확한 조사를 위해 해당 사체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을 의뢰했고,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부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성미산로 인근에서 발견된 아기 고양이 사체(왼쪽)와 4일 추가로 접수된 고양이 사체.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잔혹 범죄는 최근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카라는 “지난 4일 최초 고양이 토막 사체가 발견된 장소에서 직선 거리로 1㎞ 남짓한 곳에서 또 다시 아기 고양이의 잘린 머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카라 최민경 활동가는 “성미산로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어린 고양이의 절단된 신체 일부가 공개된 장소에 놓여있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마포경찰서는 두 동물단체에서 접수한 세 건의 동물 학대 사건을 한 팀이 맡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 인근 CCTV를 검토하며 여러 각도에서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동물학대 등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을 경우 통상 벌금형이 선고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며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카페 주인이 키우던 고양이 ‘자두’를 잔인하게 살해한 피고인은 같은해 11월 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아 법정 구속됐다.
김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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