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초코’와 아들 ‘콩이’가 포즈를 취했다. 왼쪽 크림색 푸들이 초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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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크림색인데, 이름은 ‘초코’예요. 초코의 아들 ‘콩이’가 까만색 강아지이고요.”
푸들 초코(6·암컷)와 콩이(1·수컷)는 모자지간이다. 애견미용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지원(20·경기 수원시)씨 가족과 함께 산다. 지난달 말 경기 용인시의 개떼놀이터 용인점에서 두 개를 만났다. 엄마 초코는 ‘시끄럽게 짖기’와 ‘분리불안증’ 경향이 있다. 초코는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을까? 3일 이지원씨에 전화를 걸어 초코와 콩이의 근황을 물었다.
-강아지 소개를 해주세요.
“초코는 2013년 2월 우리집에 온 푸들. 지난해 3월17일 새끼 ‘콩이’를 낳았고요. 원래 세 마리 낳았는데, 두 마리는 아는 분들한테 입양 보냈고, 막내인 콩이를 함께 키우고 있죠”
-초코가 주인이 자주 바뀌었네요.
“사연이 많아요. 첫 번째 주인이 애견숍에서 분양받아 키우다가 힘들어서 두 번째 집으로 보냈고, 거기서도 못 키워 우리집으로 온 거죠.”
-왜요?
“많이 짖어요. 분리불안도 있고요. ‘버려질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 듯.”
-지금은 괜찮나요?
“나아지고 있어요. 보통 제가 집밖으로 나갈 때 짖는데, 안 짖으면 다시 들어와 간식을 주는 식으로 적응을 시켰어요. 잠깐 동네 나갈 때엔 ‘곧 들어온다, 조금만 기다려~’ 하고 찬찬히 이야기를 해줘요. 초코가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아요. 그렇게 찬찬히 얘기하고 나가면 안 짖지요.”
초코(왼쪽)와 콩이(오른쪽)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새끼를 낳아 키우니 분리불안도 줄어들었을 거 같은데.
“네. 나아졌어요. 초코가 엄마이긴 엄마예요. 젖 물려 콩이를 키웠고, 지금도 콩이가 뛰면 같이 뛰고, 인형 물고 놀자 하면 줄다리기도 해주고…”
-사고 친 적은 없어요?
“한 번은 문을 열어놓고 청소하는데, 초코가 사라졌어요. 동네에 전단지 붙이며 찾다 결국 한 애견숍에 있는 걸 봤죠. 주민 한 분이 발견해서 그곳에 잠깐 보호를 해놨더라고요.”
-반려견 놀이터에는 어떻게 왔어요?
“요즈음은 공원에서 목줄을 풀고 다니면 안 되잖아요. 실컷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은 반려견 놀이터가 제격인 듯.”
-초코도 좋아해요?
“평소와 다른 기분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렇게 격하게 뛰어놀고 가면, 집에 가서는 다리 쭉 펴고 뻗어서 세상모르고 자요.”
-애견미용을 하신다고요?
“개를 너무 좋아해서 애견미용학원을 다녀요. 3급 자격증을 땄고, 2급을 준비 중이예요. 적성에 잘 맞아서 재밌어요.”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이지원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