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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피아노 치면 하울링으로 ‘노래하는 개’

등록 2018-02-20 09:04수정 2018-03-05 14:22

[애니멀피플] 애피의 에피소드 ⑪ 최현이씨와 ‘함박이’
뭐든지 따라 하고 화장실까지 따라 오는 ‘스토커’
혼자 있어 외로워 그런가…하루 두 번 산책은 필수

동물과 함께하며 겪은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애피 독자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사진 혹은 동영상을 사연, 연락처와 함께 이메일을 보내주시거나 페이스북 메신저로 말을 걸어주세요. 애피 기자가 직접 전화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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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이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최현이씨를 바라보고 있다.
함박이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최현이씨를 바라보고 있다.
명절은 반려동물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고민거리다. 맡길 곳이 없으면 특히 그렇다. 최현이(경기도 남양주시·45) 씨는 다행히 이번 설에 걱정을 덜었다. 고2인 큰딸이 집에 남았기 때문이다. 9일 시댁인 부산에서 통화한 최씨는 지난 명절 때 어쩔 수 없이 동물병원의 창고 같은 곳에 함박이(스피츠 암컷 3살)를 맡겼던 일을 떠올렸다. “다시는 안 맡기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우리 집 막내딸인 걸요.”

-함박이를 어떻게 기르게 됐나요.

“아이들이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오래 졸랐어요. 직장에 다니는 데다 일단 데려오면 평생 책임져야 하니까 엄두가 안 나서 안 된다고 했죠.”

함박이가 처음 집에 왔을 때 모습.
함박이가 처음 집에 왔을 때 모습.
-결국…

“2014년 크리스마스 때 애완동물 가게에서 사서 집에 데려왔어요. 가게에서 아이들이 보자마자 데려오고 싶다고 바로 찍었답니다. 어찌나 초롱초롱한 눈으로 얌전하게 우리를 응시하는지, 우리 모두 한눈에 빠져버렸어요. 함박눈처럼 희고 함박웃음이 나오게 귀엽다고 큰 아이가 그 자리에서 함박이라고 이름 지어줬어요. 아이들이 대소변 치우고 산책시키고 먹이도 챙겨주기로 각서까지 받고 데려왔지만…”

-중·고생이 되면서 결국 엄마 몫이 됐겠죠. 여느 집에서처럼…

“네. 낮에 혼자 있으니 외로운가 봐요. 저녁에 가족들이 오면 스토커처럼 따라다닌답니다. 화장실까지. 대신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빠짐없이 시켜요. 아침엔 배변도 할 겸 아파트를 돌고, 저녁엔 주변 강가를 산책하기도 해요.”

어디가, 뭐해? 함박이는 가족이 무얼 하는지 늘 궁금하다. 외로워 그런가 마음이 쓰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디가, 뭐해? 함박이는 가족이 무얼 하는지 늘 궁금하다. 외로워 그런가 마음이 쓰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혼자인 게 마음 쓰이나 봐요.

“처음부터 두 마리를 데려왔어야 했는데. 나중에 들였다가 서로 맞지 않으면 어떡해요. 애견카페나 운동장에서 다른 개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도 혼자 있어 사회성이 떨어진 것 같아 안타까워요. 함박이를 키우면서 애완동물 가게에 상품처럼 진열된 아이들이 얼마나 불쌍한지도 알게 되었고 다음에 또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 유기견을 데려다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함박이에게 특별한 점이 있다면…

“노래를 해요. 피아노를 치거나 피리를 불면 늑대가 울듯이 목청껏 소리를 내죠. 연주 중단하면 울기도 그치고, 리듬을 제대로 타죠. 할 때마다 칭찬해 주니 더 잘하는 것 같아요.”

-기록에 남길 에피소드가 있나요.

“남편이 해외 발령이 나 딸 둘과 집에 있는데, 어느 날 밤 누군가 우리 집 현관문 키패드 번호를 누르는 거예요. 올 사람이 없는데, 너무나 무섭고 놀랐죠. 그때 함박이가 뛰쳐나가 엄청 짖었더니 그냥 가더라고요. 그리고서도 한동안 무서워 떨고 있었는데, 함박이가 현관문 앞에 떡 버티고 앉아서 지키더라고요. 막둥이지만 든든해요. 그래선지 개 기르는 걸 처음에 반대하던 남편도 이제는 페이스톡 하면 함박이 얼굴부터 보여 달래요.”

“막내딸 함박아 우리 가족 모두 오래 행복하게 살자.“
“막내딸 함박아 우리 가족 모두 오래 행복하게 살자.“
-함박이한테 한마디 한다면.

“울 셋째딸 막둥이 함박아, 우리 가족 모두 다 함께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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