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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오래 살라고 중성화 수술해줬는데 염증이…별아, 어서 일어나”

등록 2018-02-01 10:57수정 2018-02-01 16:39

[애니멀피플] 애피의 에피소드⑦ ‘우리 집 막둥이 별이’
손바닥만 하던 녀석이 쑥쑥 자라
소파랑 매트 물어뜯은 말괄량이가 됐다
수술 후 염증 치료에 가족들은 걱정
최근 중성화 수술하고 집에 돌아온 별이, 염증이 생겨 다시 입원했는데 엄마는 별이 걱정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최근 중성화 수술하고 집에 돌아온 별이, 염증이 생겨 다시 입원했는데 엄마는 별이 걱정에 잠을 잘 수가 없다.
가족이 된다는 것은 참 신비한 일이다.

경상남도 양산에 사는 황지애(35)씨의 아들(12·초5)은 아기 때 강아지 때문에 놀란 적이 있다. 작은 강아지였는데 아기이던 아들에게 달려들었고 아들은 그 뒤로 강아지는 무조건 무서워했다. 지애씨는 3년 전 친구가 분양받은 새끼 코카스파니엘(암컷)이 온종일 혼자 집에 있는 걸 보고 며칠만 집에 데리고 있으려고 했다. 그러다 가족이 됐다. 별이라는 예쁜 이름도 지어줬다.

손바닥만 한 꼬마 별이를 처음 본 아들이 얼마나 겁을 냈는지 모른다. 소파 위에 올라가 내려오지 못하던 아들은 지금 별이의 든든한 오빠 노릇을 자처한다. 엄마보다 먼저 대변판도 갈아주고, 늘 같이 놀아준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던 아들이 맞나 싶다.

일찍 결혼해 아이 둘을 초등학생으로 키운 황씨에게 별이는 귀여운 말괄량이 셋째, 막내딸, 막둥이다. 애니멀피플과의 통화에서도 막둥이에 대한 황씨의 애정이 묻어났다.

처음 집에 왔을 때 손바닥만 하게 작던 별이.
처음 집에 왔을 때 손바닥만 하게 작던 별이.
언니가 먹는 라면을 보고 한 입만 달라고 보채다 안 주자 삐진 별이.
언니가 먹는 라면을 보고 한 입만 달라고 보채다 안 주자 삐진 별이.
창밖을 보는 별이.
창밖을 보는 별이.
-어떻게 그렇게 친해졌을까요?

“아무래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놀러 갈 때도 항상 데리고 다니니까요. 특히 아들은 별이랑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많아요.”

-별이도 붙임성이 좋은가 봐요.

“제 눈엔 다 예뻐 보여서…. 아파트가 1층인데 순해서 그런지 사람이 지나다니는 소리가 들려도 월월월 짖지를 않아요. 그래서 이웃에게도 폐 안 끼치는 개죠.”

-그래도 개 키우다 보면 미울 때도 있죠?

“사실 소파를 다 물어뜯어서…. 이갈이할 때 그렇잖아요. 제가 직장 다녀온 사이에 새 가죽 소파를 다 물어뜯었더라고요. 또 인테리어를 새로 했는데 장판도 물어뜯어 놓고…. 장판을 발톱으로 긁어서 물어뜯나 봐요. 바닥에 깔아둔 매트도 물어뜯어서 사진 찍어둔 게 어디 있을 텐데…. 결국 소파는 돌 소파로 바꿨어요. 이빨이 깨지든 말든 일단 바꿨는데 이젠 못 뜯어요. 하하.”

별이의 만행. 매트를 물어뜯어 집이 난장판이 됐다.
별이의 만행. 매트를 물어뜯어 집이 난장판이 됐다.
엄마가 출근할 때면 저렇게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엄마 가지마’라고 말하는 듯하다.
엄마가 출근할 때면 저렇게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엄마 가지마’라고 말하는 듯하다.
-활동적이네요.

“저는 잘 몰랐어요. 병원에 데려가니까 다른 엄마가 ‘코카는 원래 XX하기로 유명하다’고…. 그런데 수의사 선생님이 키우기 나름이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도 예쁘니까 애니멀피플에 소개하고 싶으셨군요.

“우리 집 막둥이예요. 12살 오빠랑 8살 언니 그 아래 막둥이. 사실 요즘 제가 좀 정신이 없었어요. 최근에야 별이 중성화 수술을 시켜줬는데 일주일 만에 실밥을 풀러 갔더니 애가 너무 많이 움직여서 그런지 안에 염증이 생겼다고 해서요. 다시 입원한 지 이틀째에요.”

-3살인데 중성화 수술이 늦었네요.

“네. 제왕절개수술을 하면 아플 테니까 별이가 불쌍해서 수술 안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유선종양 생길 수 있다고 해서 해줬어요. 오래 살라고. 근데 염증이 생겨서 지금 가족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의사 선생님은 미안해하시면서 별이 괜찮을 거라고 하시는데, 혹시라도 잘못되는 건 아닌지 걱정돼서 자꾸 전화하는 ‘진상 보호자’ 됐어요. 아플 텐데 말 못 하는 별이 얼굴 보면 자꾸 눈물만 나오고…. 오늘도 직장 끝나자마자 면회하러 병원 갔는데 밥을 잘 안 먹는다고 해서 잠깐 집에 들러 딸이랑 같이 별이 밥 가지고 병원 가는 길이에요. 우리 별이 오래 살아야 해요.”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영상 황지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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