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보행전용거리에서 열린 2014 광화문 희망나눔장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당 창당대회 뒤
광화문 장터행사 합류 ‘덕담’
“2년간 박 시장 노력했다”
교보문고서 서로 책 선물
박 시장 재선 공개지지 행보
새누리당 경선흥행 맞불 성격
광화문 장터행사 합류 ‘덕담’
“2년간 박 시장 노력했다”
교보문고서 서로 책 선물
박 시장 재선 공개지지 행보
새누리당 경선흥행 맞불 성격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23일 시민들이 모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다시 손을 잡았다. 공교롭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인 2011년 9월6일, 두 사람은 광장 바로 건너편 세종문화회관에서 손을 잡은 추억이 있다. 당시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제가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박원순 변호사의 서울시장 출마를 지지하며 그의 당선을 도왔다.
안 위원장이 6·4 지방선거를 73일 앞두고, 박 시장의 재선을 위한 공개적인 지지행보에 나섰다. 그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창당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서울시당 창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서울시가 매주 일요일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여는 희망나눔장터로 이동해 박 시장을 만났다. 그는 매달 첫째·셋째 주에 세종로 일대에서 운영되는 보행전용거리를 걷고 싶었다면서, “건물 시설 같은 하드웨어만큼 서울이 소프트 파워도 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난 2년간 박 시장이 노력했다”는 덕담도 건넸다.
이어 두 사람은 교보문고 쪽으로 옮겨 서로에게 책을 선물했다. 안 위원장은 쿠바 출신 이탈로 칼비노가 쓴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박 시장은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베이비붐 세대’들의 인생 보고서인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송호근 교수)를 건넸다. 안 위원장은 “(서울시가) 어떤 도시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영감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골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재선’이란 말이 나오지 않았을 뿐, 그의 재선을 적극 응원한 것이다.
두 사람의 ‘장터 만남과 책 교환’은 둘의 끈끈한 연대감을 과시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의 통합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을 결정하기 이전에 서울시장 선거에 독자후보를 내겠다고 밝히고, “이젠 내가 (후보를) 양보받을 차례”라는 언론 인터뷰로 박 시장 쪽과 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안 위원장을 만난 뒤 “나는 시민사회에서 오래 일했고, 안 의원은 당시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왔다. 그때 죽이 맞아 같이 많은 일을 했다. 이제 저는 지방정부에서, 안 의원은 중앙정치에서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등이 이른바 ‘빅매치 경선’으로 흥행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대한 맞불 의도도 있어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 경쟁자가 없는 박 시장이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의원에게 근거리 추격을 허용하는 흐름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박 시장 쪽 핵심 인사는 “2011년 보궐선거에서 두 사람의 결합이 변화와 희망의 단초였듯,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을 시민 속에서 보여준 의미가 있다”고 이번 만남을 평가했다.
새누리당의 추격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한길 대표도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 “박 시장이 새누리당 소속 전임 시장들의 실정으로 인한 갈등과 상처를 짧은 시간에 치유하고, 서울시를 비롯해 대한민국 전체의 민생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박 시장을 지원했다. 송호진 박유리 기자 dmzsong@hani.co.kr
새누리당의 ‘박원순 대항마’는 누구? [성한용의 진단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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